남지나해 (南中國海)의 일몰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것을 말로만 들어본 사람이라면 지금 당장 보르네오 섬으로 여행길을 떠나야할 것 같다. 아시아에서 제일 높다는 키나발루 산이 있어 이미 산악인들에겐 잘 알려진 보르네오는 최근 허니문과 골프로 더욱 유명해졌다. 최고급 리조트와 산, 바다를 함께 아우를 수 있는 이 섬에선 과거로 떠나는 이색 기차여행까지 즐길 수 있다. 현지취재: 소선희(객원기자)/현지취재협조: 말레이시아 관광청 (02-779-4422 www.mtpb.co.kr.) -------------------------------------------------------------- 보르네오 섬의 중심, 키나발루 산도시에서 자동차로 2시간 가까이 달리다보면 구름 사이로 모습을 드러내는 봉우리들이 있다. 바로 키나발루 산이다. 높이 4,101m. 높이나 험준한 산세를 감안해보면 등반할 마음이 내키지 않지만 의외로 이 산은 완만한 어깨를 내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지 가이드들은 약수터 등반하던 실력으로도 거뜬히 오를 수 있을 정도로 쉽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워낙 높아서 저산소증에 시달릴 수도 있다. 산에는 두손족이나 카다잔족들이 살고 있다. 이들은 고인의 영혼을 위한 영원한 안식처라는 의미에서 '아키 나발루(Aki Nabalu)'라고 부른다. 그들에게 있어 키나발루 산은 신성한 곳이다. 여행자들은 가벼운 하이킹과 희귀한 식물공원 구경, 유황온천욕 등을 경험할 수 있다. 운이 좋으면 세계에서 제일 큰 꽃이라는 라플레시아도 볼 수 있다. 식민지 시대로 떠나는 기차여행.식민지 시대풍의 실내장식과 역무원 복장으로 개표를 해주는 증기기관차의 요란한 기적소리. 시간을 거슬러 올라 한 120년 정도 건너뛴 것 같다. 바로 보르네오섬의 'The North Borneo Railway' 이야기이다. 서울에서 비행기로 5-6시간이면 도착하는 코타키나발루의 탄중루 역에서 출발하는 이 기차 여행은 코타키나발루 시의 중심에서 빠빠르(Papar)라는 마을을 이어주는 긴 라인을 이용하게끔 만들어져 있다. 짧은 시간 동안 저렴한 요금으로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르네오 최고의 관광상품이다. 아침에 출발해서 꼬박 하루, 중간에 점심을 들며 즐기는 이 기차 여행은 식민지시대의 정복자들처럼 호사스런 기분을 만끽하며 키나발루산을 탐미하듯 훑어볼 수 있어 매력적이다. 한꺼번에 180명의 승객들을 태울 수 있는 육중한 기차가 스을슬 움직임을 시작하면 설레임을 안고 승객들이 자리를 잡는다. 완만한 기차의 흐름에 몸을 맡기면서 창밖을 내다보면 식민지 시대의 모습 그대로 베이지색 사파리 복장으로 잘 차려입은 역무원들이 손을 흔들어준다. 손님들 대부분이 유럽인들이고 간혹 호주나 뉴질랜드에서 온 사람들도 보인다. 기차는 모든 의자가 테이블을 마주하고 나란히 안게끔 설계되었는데 식당칸과 전망칸을 포함, 전부 5 칸으로 꾸며져 있다. 객차안에 밝혀놓은 고풍스런 느낌의 전등과 각 객차를 이어주는 중간 코너에 옛 식민지 시대의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기차가 움직이면 역무원들이 더위에 지친 승객들을 위해 얼음 가득한 레모네이드를 무료로 서빙해준다. 냉방이 안된 보르네오 기차안은 19세기의 그것처럼 기차가 달리지 않을 때는 약간 후덕지근한 느낌이다. 하지만 기차가 속력을 낼 때는 싱그러운 바람이 밀려들어온다. 중간 정차하면서 들르는 전통 사원과 키나발루 산의 풍경, 재래시장, 기념품 상점들이 아기자기한 즐거움을 선사하고 현지 카다잔족들이나 원주민들의 생활 풍속을 한가닥 짐작케한다. 돌아올 때쯤이면 한낮의 무더위가 사라지고 주변을 온통 붉게 물들이는 저녁 노을을 바라볼 수 있다. 여행자들은 몽환적인 느낌에서 깨어나 다시 도시로, 현재로 돌아온다. 보르네오 섬에서 또 체험해볼 일은 바로 최고급 리조트에서 즐기는 보르네오 스파이다. 사바주에서만 볼 수 있는 이 스파는 아로마 테라피를 원용한 것으로 헬스 마사지를 기본으로 한다. 에센셜 오일을 이용, 신경계통을 자극해서 긴장과 피로를 풀고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활력을 주는 이 마사지 기법들은 고도로 훈련된 테라피스트들-Segra 국제 학교에서 전문 과정을 이수한-을 통해 진행된다. 현재 이런 보르네오 스파를 즐길 수 있는 곳은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의 넥서스 리조트뿐이다. 골프장과 스파 리조트를 함께 아우르는 이 특급 리조트는 코타키나발루 시의 북동쪽 30km에 자리잡고 있는데 3,335에이커에 달하는 넓은 공간에 자리잡고 있어서 카람부나이 반도를 한눈에 훑어볼 수 있다. 리조트안의 스파센터는 그야말로 '스파'를 코드로 한 모든 것이 갖추어진 공간이다. 명상에 잠길 수 있는 아름다운 음악이 은은히 들려오는 센터에선 트리트먼트와 테라피, 온천욕, 마사지 등을 골고루 즐길 수 있다. 60분에서 90분에 이르는 아로마테라피 마사지(자연에서 얻은 순수한 오일로 이루어진다)와 릴랙세이션 마사지(오일과 함께 근육에 부드러운 압력을 가하면서 진행된다), 발마사지, 매니큐어와 페디큐어 등을 서비스 받을 수 있다. 여행자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프로그램은 스파패키지 중 이름조차 독특한 The Unforgettable Experience(잊지 못할 경험)로 스파에서 약 4시간 동안 진행되는데 요금은 580링깃으로 그야말로 온몸으로 느껴보는 뷰티 마사지이다. 그리고 부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커플마사지도 인상적이다. 여행에 쌓인 피로와 긴장을 풀고 피부를 매끄럽게 해주는 그야말로 '잊지 못할 경험'이 된다. -------------------------------------------------------------- [ Travel Tips ] 1. 보르네오 기차 여행 : 전부 5가지의 프로그램이 있다. 각기의 주제와 기호에 따라 특색이 있어 출발전에 홈페이지를 찾아보는게 편리하다. www.northborneorailway.com.my 2. 보르네오 스파의 가격 : 스파센터에서 받는 것과 객실에서 받는 것이 약간 다르지만 대개의 경우 시간에 따라 요금이 책정되어 있다. 아로마테라피 리메디얼 마사지가 155링깃(스파기준, 60분), 릴랙세이션 마사지가 125링깃(스파기준 60분)정도 한다. www.borneo-resort.com 3. 여행문의 : 보르네오 5,6일 상품이 자유여행과 패키지 스타일로 마련되어 있다. 출발일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549,000원-699,000원. 한솔여행사 (02-5500-777/www.csclubtou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