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를 믿는 대학교수 3백여명이 21세기의 새로운 지표 설정과 불교적 대안 마련을 위해 한자리에 모인다. 한국교수불자연합회(회장 연기영)가 22∼24일 설악산 백담사에서 개최하는 '2002 한국교수불자대회'가 그것이다. 수련회와 학술발표회를 겸한 이번 대회의 주제는 '어울림과 나눔의 세상'.참여 교수들은 민족화합,정치·경제·사회문제,과학기술 및 환경문제,문화·예술 등 4개 분과별로 주제발표와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불교와 경영'을 주제로 발표에 나서는 서강대 노부호 교수(경영학부)는 붓다가 기업을 경영한다면 어떻게 할 것이며 경영의 주요소인 이익과 경쟁을 붓다는 어떻게 볼 것인지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다. 노 교수는 "기업경영은 하화중생(下化衆生·중생을 교화함)이 실천될 수 있는 가장 좋은 장소"라면서 "비전 경영을 지향하는 경영자는 스스로 자아개발을 통해 깨달음을 얻어야 하며(上求菩提),종업원들이 자아개발을 하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하화중생)"고 주장한다. 노 교수는 또 "모든 사람에게 불성이 있다는 말의 경영학적 표현은 사람은 모두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사람의 잠재력이 개발되는 경영이 불교적 경영이라고 규정한다. 동국대 김성철 교수는 '생명공학에 대한 불교윤리적 조망'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불교적 견지에서 볼 때 인간의 세포와 유전자를 이용,조작하는 것만이 악업이 아니며 다른 동물의 유전자를 조작하고 실험하는 것 역시 악업이 된다"고 강조한다. 정천구 교수(영산대 국제학부)는 '불교의 정치참여'를 주제로 한 기조 발제를 통해 불교의 바람직한 정치참여 방향을 살핀다. 정 교수는 "불교인의 정치 참여는 정치체계를 끊임없이 불교적으로 변화시키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정치세계에 실천적으로 적용할 수 있어야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치 참여가 자비·평등정신과 평화주의에 부합해야 하며 어떤 윤리덕목도 절대화하지 않는 중도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정 교수는 지적한다. 이밖에 동국대 백경남 교수와 인천전문대 윤세원 교수는 각각 불교적 정치인상과 통치자상을,전남대 정환담 교수와 동국대 고유환 교수는 각각 민족화합 문제 및 탈북자 문제를 고찰한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