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나라 미국에는 부잣집이 많다. 1996년 현재 총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이 1백만달러를 넘는 백만장자가 무려 3백50만가구(3.5%)에 달했다. 1천집 중 35집이 부잣집이다. 이들이 가진 부의 규모는 미국의 개인 총자산 22조달러의 절반을 넘는다. 이들은 어떻게 부자가 됐을까. 부자 연구가인 토마스 스탠리 박사와 윌리엄 댄코 뉴욕주립대 교수가 '이웃집 백만장자'(홍정희 옮김, 한국능률협회출판, 1만2천원)에서 밝히는 비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자신의 부에 비해 검소하게 생활하고 부를 쌓기 위해 시간과 에너지, 돈을 효율적으로 할당한다.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기보다 재정적 독립을 더 중시한다. 부모의 도움 없이 부를 축적하고 자녀들도 경제적으로 자립하도록 유도한다. 새로운 시장을 적극 공략하며 이를 위해 자영업이나 전문직을 택한다.' 이는 실제로 저자들이 지난 95∼96년 백만장자 1천여명을 인터뷰하고 설문조사해 얻은 결론이다. 이들은 부자란 소비를 많이 하는 사람이 아니라 순자산이 많은 사람이라고 지적한다. 소득이 아무리 많아도 그것을 다 써버린다면 단지 '부유한 생활'을 누리고 있을 뿐 진짜 부자는 아니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진짜 부자는 어떤 사람들일까. 백만장자의 80% 이상이 당대에 부를 축적한 자수성가형이며 평균 연령 57세의 기혼 남성이다. 또 3분의 2는 자영업자들이며 용접기술자 경매인 농부 도로포장업자 해충퇴치업자 등 다양한 직업을 갖고 있다. 이들의 3분의 2는 1주일에 45∼55시간을 일하고 매년 가계 과세소득의 거의 20%를 투자한다. 또 전체 부의 20% 가량은 주식이나 뮤추얼펀드 같은 유가증권으로 가지고 있다. 저자들이 무엇보다 주목하는 것은 이들의 절약정신이다. 백만장자라면 당연히 호화생활을 할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는 얘기다. 이들의 대다수는 공립학교 출신이며 값비싼 수입차보다는 미국산 자동차를 몰고 있고 철갑상어알 샌드위치보다는 일반적인 클럽 샌드위치를 더 좋아한다는 것. 여기서 저자들은 진짜 부자를 가리는 방법, 즉 '부자 방정식'을 제시한다. 자신의 나이에 세전 연간소득을 곱한 금액을 10으로 나눠 개인별 '순자산 기대치'를 구하는 것이다. 순자산 기대치가 상위 25%에 들면 부자라고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