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기 위해 길게 줄을 섰다가 자기 바로 앞에서 매진이 됐을 때, 잘 아는 사람이 여는 파티에 초대받지 못했을 때, 상대방이 내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때…. 이럴 때 우리는 마음에 상처를 입게 되고 이로 인한 좌절감 분노 소외감 등으로 인해 인간관계에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따귀맞은 영혼'(배르벨 바르데츠키 지음, 장현숙 옮김, 궁리, 1만원)은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수시로 입게 되는 '마음의 상처' 즉 '마음 상함'을 세밀히 밝혀내고 그 상처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제시한다. 마음 상함은 우리 삶의 한 부분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매일같이 우리 자신이 비판받고 거절당하고 따돌림당하며 버림받기도 하고 배척당하기도 한다는 것. 남이 나를 받아들이지 않아서 마음을 다치고 그 때문에 고통 수치심 절망 불안을 낳게 되며 복수와 폭력 관계단절 자살 등의 여러가지 결과를 낳게 된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같은 마음 상함의 이면에는 당사자의 태도가 상당한 역할을 한다. 모든 것을 자기와 관련지어 생각하고 고민하며 문제에 빠져들거나 남이 나에게 해를 입히려 한다고 생각하는 투사, 남의 확신을 자기의 것으로 여과 없이 받아들이는 내사 등의 심리적 기제들이 마음을 상하게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상처 입은 마음과 영혼을 치유하는 방법으로 '게슈탈트 심리치료'를 제시한다. '게슈탈트 심리치료'란 정신분석 치료가였던 독일계 유대인 프리츠 펄스가 1940년대에 정신분석 치료의 단점을 보완해 만든 것. 독일어로 '형태' '모습'을 뜻하는 게슈탈트는 욕구나 감정 등을 이르는 용어로 대부분의 심리적 문제들이 과거의 해결되지 않은 욕구나 감정, 상처받은 경험과 관련되는 것으로 간주한다. 이 해결되지 않은 욕구를 찾아내 해소시키는게 게슈탈트 치료의 목표다. 어떻게 하면 마음을 상하게 하는 상황에 잘 대처할 수 있을까. 저자는 상대방과 접촉을 끊지 말며 자신을 잘 표현하고 납득시키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마음이 상했음을 상대방에게 고백하고 접촉을 유지하는 것이 상처에서 벗어나는 첫걸음이라는 설명이다. 여유를 갖고 마음을 열어 놓아야 한다는 뜻이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