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의 저자 짐 콜린스가 5년간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단순히 좋은 기업에서 경영성과를 지속적으로 달성하는 위대한 기업으로 변신하기 위한 조건을 제시했다. 저자는 '포천'의 5백대 기업 중에서 과거 15년 동안 주가가 시장 평균보다 3배 이상 오른 기업 11개를 위대한 기업으로 선정,이들의 특징을 제시하고 있다. 놀라운 것은 선정된 11개 기업이 일반에 잘 알려진 기업이 아니라는 것이다. 애벗 피트니바우스 서킷시티 윌그린 웰스파고 등의 기업이 GE 인텔 3M과 같은 유명한 기업들보다 지속적으로 성과가 높았다는 사실 자체도 매우 흥미롭다. 그렇다면 위대한 기업들이 단순히 좋은 기업과 다른 것은 무엇일까. 저자는 위대한 11개 기업이 단 한차례의 결정적인 전략이나 혁신으로 성공한 것이 아니라고 역설한다. 위대한 성과를 위한 변신은 처음에는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지만 일관되게 추진되면서 한계를 돌파하는 엄청난 힘을 발휘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변신은 속도 조절 바퀴가 돌 듯이 축적과 한계 돌파로 끊임없이 이어진다. 이에 반해 단순히 좋은 기업은 잘 알려진 혁신으로 한두 해의 특별한 성과를 자랑하기는 하지만 이것이 지속되지는 못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위대한 기업에는 외부에 널리 알려진 유명한 최고경영자(CEO)가 없다는 사실이다. 대신 나서기 싫어하고 겸손하지만 근면한 일꾼 같은 경영자들이 이들 기업을 이끌고 있다. 킴벌리 클라인의 다윈 스미스, 질레트의 콜먼 모클러, 애벗의 조지 케인 등은 유명하지는 않지만 아이아코카나 던랩 같은 유명 경영자를 훨씬 능가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이들은 새로운 비전과 전략을 세운 후 그 방향으로 사람들을 끌고가지 않았다. 오히려 전략이나 조직보다는 사람을 먼저 생각했다. 적합한 사람을 엄선해서 그들에게 나아갈 방향을 정하도록 하는 방식을 선호했다. 한 명의 천재 경영자가 이끄는 기업의 경우 천재가 사라지면 조직도 같이 무너진다. 그러나 정말 훌륭한 경영자는 자신의 업적을 자랑하기보다는 사람을 키워서 그 업적을 이어가도록 하는, 평범하지만 끈기 있는 경영자라는 것이다. 이들은 회사 내에 건설적인 의견이 활발히 나오도록 유도하고 또 이를 경청한다. 이들은 비전을 제시하기보다는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고 이에 정면으로 대응하여 성공을 일구어냈다. 성공하는 기업은 물론 실패하는 기업에도 전략은 있다. 아니 실패한 기업이 전략적 의사결정을 위해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 위대한 기업은 복잡한 전략보다는 고슴도치처럼 일관성 있게 한가지 일에 매달렸다.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는 일, 자신의 경제엔진을 움직이는 일, 그리고 깊은 열정을 지니고 있는 일에 집중하는 단순한 전략이 위대한 기업을 이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 기업은 새로운 기술에 쉽게 열광하지 않고 신기술이 어떻게 핵심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지에 관심을 기울였다. 이 책은 후발기업 입장에서 세계적인 선도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한국 기업이 위대한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를 명쾌하게 보여준다. 특히 새로운 혁신기법에 지나치게 민감하고 신기술에 집착하는 과시적인 한국 기업의 경영풍토에 경종을 울리는 저서이다. 이윤철 (한국항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