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작가 서영은(59)씨가 사진을 곁들인 산문집「안쪽으로의 여행」(바다출판사)을 출간했다. 도입글 '안쪽으로의 여행을 시작하며'를 비롯해 고백체 형식으로 쓴 12편의 산문들이 작가의 내면풍경을 드러내듯 흑백사진 40컷과 함께 실려 있다. 사진은 서씨의 공동작업 권유로 사진작가 탁인아씨가 찍은 것이다. 서씨는 "까마귀가 앉았다가 떠난 자리에 남은 나뭇가지의 흔들림에서 세계의 안쪽을 느낀다"면서 "요즘은 마음을 맞추고 눈과 귀를 얹기만 해도 그런 '안쪽'이 도처에서 느껴진다. 아마도 나이 탓일 것이다"라고 적었다. 이 책은 7년전 작고한 남편 김동리씨에 대한 사랑을 고백한 「한 남자를 사랑했네」(미학사) 이후 9년만에 내놓는 산문집이다. 서씨는 이번 책에 실린 '삶의 뒷모습'에서 "돌아보면 한 남자를 만나 운명처럼 사랑하고, 이것만은 모든 헛된 것 중에서 내 사후에도 의미를 지니리라 믿으며 원고지를 메웠던 일마저도 아무것도 아니었구나, 싶어진다"면서 "당신의 사랑이 무언가 잘못되었고, 당신의 작품이 큰 문학이 못되기 때문이라고, 나에게 말해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고 고백했다. 서씨는 1968년 「사상계」를 통해 데뷔했으며 1983년 「먼 그대」로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160쪽. 8천500원. (서울=연합뉴스) 정천기 기자 ckch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