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언론의 대선후보 검증작업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언론의 후보 검증에 대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성균관대 이효성 교수는 10일 목원대에서 열린 한국언론학회 학술대회에서 '언론의 후보검증 :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발표를 통해 "언론의 검증은 후보의 자질이나 정책에 대한 정확한 정보의 제공보다는 후보에 대한 부당한 재단이나 평가로 간주되고 있다"며 "검증은 유권자의 몫이며 투표행위를 통해서만 이뤄진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이어 "대선 때마다 노골적인 왜곡.편파 보도관행을 보임으로써 그 객관성과 공정성에서 극도의 불신을 받아온 우리 언론은 후보 검증을 할 만한 자격과 소양을 갖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언론은 검증이라는 염불보다 대통령 만들기라는 잿밥에만 관심을 보였기에 검증의 의도가 불순하다"며 "과거의 발언이나 행적, 기록 등에 대한 검증 방법 역시 시대적 상황을 무시하거나 전후 맥락을 생략한 채 일부 발언이나 기록만을 끄집어내 현재적 시점에서 문제삼기에 심각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와 함께 "언론이 후보 검증을 내세워 진짜로 하려는 것은 사상 검증이며 사상 검증의 궁극적 목표는 특정 후보를 좌경.친북으로 낙인 찍으려는 것일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후보의 과거 발언으로 후보의 이념을 특정 용어로 단정하는 자세는 마녀사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대선 후보에 대한 이념 검증은 단편적인 과거 발언보다는 후보가 제시한 집권 후의 정책으로 이뤄져야 하며 그럼으로써 그 후보의 이념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한 검증이 될 것이다"라고 제안했다. 한편 이번 학술대회에는 전국의 신문방송학 및 광고홍보학 분야 교수와 언론인 등 85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최근의 언론분야 연구동향을 진단해 볼 수 있는 43편의 논문이 발표됐으며 11일까지 계속된다. (대전=연합뉴스) 정윤덕기자 cob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