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낳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쿵샹둥(孔祥東.34) 내한독주회가 12일 오후 8시 호암아트홀에서 열린다. 중국의 '음악의 젊은 대사'로 불리는 쿵은 서양음악을 배울 수 없었던 문화혁명시기에 어머니가 두꺼운 상자곽 종이 위에 그려준 피아노 건반으로 하루 5시간씩 연습했다는 일화로 유명하다. 상하이(上海)음악원을 졸업한 뒤 미국 커티스음악원에서 수학했으며 1986년 러시아 차이코프스키 국제콩쿠르와 87년 스페인 산탄데르 콩쿠르에서 각각 18세와 19세의 어린 나이로 입상하면서 세계 음악계의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1988년 미국에서 열린 지나 바카우어 콩쿠르와 92년 시드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는 우승을 차지했다. 95년 4월에는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 홀에서 협연 예정이던 첼리스트 요요마가갑작스런 사고로 연주를 못하게 되자 하루 전 연락을 받고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을 나흘간 계속 연주, 천재 음악가라는 칭찬을 받았다. 아이작 스턴이 제작한 다큐멘터리 '마오쩌둥부터 모차르트'에 출연하고, 「에스콰이어」를 비롯한 무수한 잡지의 인터뷰란과 표지에 등장하는가 하면 홍콩 BMG에서100만달러를 투자해 제작한 피아노 협주곡 '황하'를 녹음했다. '황하'는 LD와 CD 등으로 출반돼 홍콩에서만 10만장 이상이 팔려 쿵샹둥은 BMG로부터 플래티넘 디스크상을 받기도 했다. 지난 93년 한중 수교 기념 베이징(北京) 교향악단 내한공연시 한국을 처음으로방문, 인상깊은 연주를 들려준 바 있으며 이후 상하이 교향악단 내한연주회 협연,예술의전당 독주회 등으로 한국 팬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이번 독주회에서는 「피아노 소나타 다단조 작품 13 '비창'」「피아노 소나타올림다단조 작품 27의 2」「피아노 소나타 바단조 작품 57 '열정」「피아노 소나타내림마장조 작품 81a '고별'」 등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만으로 프로그램을 꾸민다.3만-5만원. ☎ 751-9606. (서울=연합뉴스) 정 열 기자 passi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