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봐 해봤어:시련을 사랑한 정주영'(박정웅 지음, FKI미디어, 1만2천원). 이 책은 척박한 기업풍토에도 불구하고 타고난 혜안으로써 우리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했던 재계의 거목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의 기업가정신과 비범한 경영철학을 느끼게 하고 있다. 숱한 가시밭길을 걸어 온 우리 민족에게 놀라운 창의력과 투지와 개척정신을 발휘해 우리도 세계 으뜸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각인시켜 준 경제계의 큰별 정주영.그의 곁에서 10여년 동안 함께 체험한 저자의 일화 속에 그를 충분히 엿볼 수 있다. 정 회장이 열정을 쏟아 일군 현대조선은 70년대 한강의 기적을 상징하는 전시관이었다. 당시 외빈용 필수 견학코스였던 현대조선은 사진 한 장으로 대형선박을 수주하고 만들어낸 거대한 조선인, 정 회장의 손길이 구석구석 닿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혼이 담긴 곳. 우리는 이 책을 통해 현대조선의 가치를 가늠할 수 있다. 과거 미국 스나이더 대사의 자동차 독자개발사업포기 종용에 대해 거절한 대목에서는 정 회장의 자동차 독자생산에 대한 강한 신념을 읽을 수 있다. 세계경제전쟁이 치열한 오늘날 국부증대에 앞장서는 기업인과 생산근로자들은 모두 진정한 애국자이다. 그 한가운데 정 회장은 우뚝 서 있었다. 타고난 건강과 체력을 바탕으로 현장을 꼼꼼히 점검하는 자세와 할 수 있다는 자신감 및 탁월한 아이디어를 갖춘 그였기에 서산 앞바다의 거센 파도를 유조선으로 막아낼 수 있었으리라. 이 책을 읽어보면 17시간이 넘게 비행기를 타고 와서는 숨도 돌리지 않고 현장으로 이동하는 타고난 기업인 정 회장이 모든 기업가의 표상이었음을 입증해 주고도 남음이 있다. 동해안 사원연수회에서 신입직원과 씨름을 즐기는 질박한 천성을 지닌 그의 인간적 면모는 저자가 체험한 여러 사례에 녹여져 있다. 또한 77년 이후 10년간 전경련 회장으로 재직하면서 민간경제계의 역량을 모아 우리 경제의 선진화와 올림픽 유치를 위해 국제무대에서 승부수를 던진 정 회장의 살신성인의 사명감과 시련을 마다않는 그의 정신이 새겨져 있다. 소떼를 앞세우고 이산의 벽을 넘게 한 위대한 사업가적 기질과 민족의 평화통일에 대한 그의 염원은 우리에게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지금은 우리 곁을 떠났지만 고매한 그의 인생여정과 삶의 철학이 저자의 글에 절절히 새겨져 가슴찡한 감동을 느끼게 한다. 그는 우리에게 일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긍정적인 가치관을 남겨 놓고 떠났다. 젊은이들 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들에게 귀감이 되고 가치있는 그런 열정과 애정 말이다. 모든 이들이 일독을 권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손병두 < 전경련 부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