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설치 퍼포먼스 사진 등 현대적 매체로 작업하는 북한작가 손국연(43)씨가 서울 관훈동 갤러리아트사이드에서 개인전을 갖고 있다. 북한 작가로는 처음으로 한국에서 전시회를 여는 손 씨는 "아름다움에 대한 추도가"란 제목으로 평면작인 "마음의 꽃"시리즈와 설치작인 "영원한 달콤함"등 25점을 출품했다. 중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인 손 씨는 현재 중국 쿤밍과 베이징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조부와 부친이 모두 독립운동가였다. 그의 작품에는 질곡으로 점철된 가계사의 아픔과 고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작가는 "하얀 설탕"과 향수라는 독특한 재료를 이용해 설치작업을 한다. 전시장 바닥에 무수히 나열한 병에 설탕을 바르고 전시장에는 달콤한 향수 냄새가 진동한다. 그는 하얀 설탕과 향수라는 두가지 재료를 통해 여성의 은밀한 공간을 은유적으로 보여준다. 평면작인 "마음의 꽃"시리즈는 색채가 세균처럼 퍼져나가는 모호한 형체가 화면을 가득 메우는 현대적인 작품이다. 손 씨는 이번 전시기간중 퍼포먼스를 보여주기 위해 서울에 올 예정이었으나 베이징주재 한국대사관이 여행자증명서를 발급해 주지 않아 한국방문이 무산됐다. 4월 7일까지. (02)725-1020 이성구 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