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계의 백작부인'으로 불리는 소프라노 르네 플레밍(43)이 오는 28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첫 내한 독창회를 갖는다. 플레밍은 넓은 음역대의 목소리로 화려하고 서정적이면서도 기품 넘치는 음악을 들려준다. 아름답고 귀족적인 외모마저 갖춘 그녀는 1988년 휴스턴 그랜드오페라의 모차르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에서 백작부인 역으로 출연했을 때 '바로 백작부인 역을 위해 태어났다'는 찬사를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그녀는 95년부터 전속계약을 맺은 데카와의 음반작업으로 그래미상과 그라모폰상 등 세계 유수의 음반상을 수상했다. 오페라와 독창회 무대뿐만 아니라 TV와 라디오 쇼 등 대중매체를 통해서도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3월엔 패션잡지 '보그'의 표지모델에 나섰고 2000년 '피플'지의 '가장 흥미로운 인물 25인'에 선정되는 등 대중적 인기도 대단하다. 엔터테인먼트(오락)와 아트(예술)의 영역을 넘나드는 디바인 셈이다. "극단적으로 말해 우리의 모든 행위는 엔터테인먼트입니다. 음악가 스스로 재능을 성실하게 연마할 때 엔터테인먼트가 예술의 한 형태로 승화된다고 생각합니다" 플레밍 음악의 원천은 성실성이다. 그녀는 방대한 앨범을 소장하고 있으며 새로운 작품을 대할 때 관련 앨범들을 모두 듣고 자기 나름대로의 해석을 끌어낸다. 생전에 플레밍을 총애했던 지휘자 게오르그 솔티는 "나는 르네 플레밍의 목소리와 사랑에 빠져 있다"며 애정을 표시했다. 그녀는 98년 앙드레 프레빈 작곡의 오페라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세계 초연무대에서 열연하는 등 20세기 중반 이후 현대 작곡가들의 오페라 및 가곡에도 적극적으로 도전해왔다. 플레밍은 이번 연주회를 앞두고 "한국인은 저에게 우정을 상징합니다. 줄리아드음대 시절 신영옥 등 한국인 친구들과 가깝게 지내면서 한국인에 대해 친근감을 갖게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레퍼터리는 헨델의 오페라 '알치나' 중 '사랑하는 이여,얼마나 그대를 사랑했는지', R 슈트라우스의 '쉬어라,내 영혼아''감미로운 노래', 구노의 오페라 '파우스트' 중 '보석의 노래', 드보르자크의 오페라 '루살카' 중 '달에게 부치는 노래',드뷔시의 '물의 요정의 무덤', 라흐마니노프의 '신비스런 밤의 적막' 등을 들려준다. 피아니스트 하르무트 횔이 반주를 맡는다. (02)751-9606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