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동이 기름 때를 벗고 "실속 패션의 일번지"로 변하고 있다. 연기에 찌든 시커먼 공장 사이로 패션빌딩이 하나둘 들어서면서 구로동은 이제 가족단위의 손님은 물론 물론 서로 팔짱을 낀 연인들이 자주 찾는 쇼핑의 거리로 바뀌었다. 변화의 중심은 공단2단지 아울렛 타운. 가리봉동 공단오거리와 수출의 다리 사이에 있는 공단사거리를 중심으로 반경 2km 이내에 들어선 상설 할인매장이 사람들의 발길을 구로동으로 끌어들이는 흡입구다. 봉제공장에서 "패션밸리"로=구로 2공단은 70~80년대 한국경제 고도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봉제.섬유공장이 둥지를 틀었던 곳이다. 90년대들어 봉제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들고 문을 닫는 공장이 늘어나면서 침체의 수렁에 빠졌었으나 97년부터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봉제공장들이 불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자구책의 일환으로 공장 일부를 개조해 상설할인매장을 열기 시작했다. 초기엔 그저 유행이 지난 재고품을 싸게 파는 "떨이 촌(村)" 정도로 인식됐었으나 다양한 브랜드를 갖춘 대형 전문아울렛 매장의 등장으로 유행에도 뒤지지 않는 실속 패션의 거리로 업그레이드됐다. 정부도 이 지역을 "구로 패션디자인 산업단지"로 지정해 동대문 남대문 대구와 함께 국내 4대 패션밸리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백화점식 아울렛과 회사별 상설할인점=이 지역에 있는 아울렛 매장은 총 10여개. 이들은 크게 다양한 브랜드를 한곳에서 파는 백화점식 대형 아울렛과 의류 회사에서 자사 재고물량을 처리하기 위해 운영하고 있는 상설할인점으로 나뉜다. 백화점식 아울렛으로는 지난해 문을 연 마리오와 원신,클럽패션 야후,글로벌 프라이스존 등을 꼽을 수있다. 상설할인점은 세계물산 상설할인점,제일모직 하티스트마트,나산 패션마트,에스에스 이코노샵,서광모드 메리트샵 등이 대표적이다. 백화점의 반값=백화점식 아울렛과 상설할인점의 평균 할인율은 50%대. 백화점에서 쇼핑할 때보다 지갑이 반으로 줄기 때문에 "알뜰족"들이 몰린다. 백화점 세일 기간과 맞물리면 최대 70%까지도 할인된 가격에 물건을 살 수 있다. 제품은 대부분 이월상품. 하지만 잘만 고르면 신제품도 낚을 수 있다. "고객들의 취향이 까다로워지면서 백화점 쇼윈도에도 걸리지 않고 바로 아울렛으로 들어오는 상품이 적잖다"고 아울렛 관계자는 귀뜸한다. 찾아가는 길=지하철 1호선이나 7호선을 타고 가리봉역에 내려 걸어서 5분 남짓 걸으면 마리오와 원신 등 대형 건물이 보인다. 버스를 이용할 경우엔 26-2,26-3,118,388번을 타고 공단사거리에 내리면 된다. 주차공간도 비교적 넉넉한 편이어서 자가용을 가지고가도 별 무리가 없다.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