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문학비평가 르네 지라르의 명저 「낭만적 거짓과 소설적 진리」(한길사)가 불문학자 김치수.송의경씨에 의해 번역, 출간됐다. 국내 문학도들에게도 필독서로 자리잡고 있는 이 저작은 그간 다른 책에 부분적으로 수록되거나 김현의 비평서 「르네 지라르 혹은 폭력의 구조」를 통해 소개된적은 있지만 완역되기는 처음이다. 지라르는 현대인들이 어떻게 자신의 욕망을 내면화하거나 구체화시키는지를 문학 작품을 통해 분석했다. 그는 대표적인 `삼각형 이론''에서 세르반테스의 , 스탕달의 , 도스토예프스키의 의 인물들을 분석했다. 돈키호테는 이상적인 방랑의 기사가 되기위해 아마디스란 전설의 기사를 모방한다. 즉, 직접 이상적 기사도에 도달하고자 한 것이 아니라 아마디스를 모방함으로써거기에 이르고자한다. 이른바 욕망의 간접화 현상인데, 이는 예수라는 중개자를 모방하며 구원받기를원하는 기독교에서도 발견된다. 지라르는 소설 주인공의 욕망이 이처럼 왜곡되는 현상을 강조함으로써 시장경제체제속에서 개인은 자연 발생적인 것이 아니라 중개자에 의해 암시된 욕망을 소유하게 된다고 해석한다. 문학 사회학, 소설 사회학에서 제기되는 이 논리는 시장체제속에서 사람들이 추구하는 것은 진정한 사용가치라기보다는 허상으로서의 교환가치라는 것이다. 상업광고에서 소비자는 욕망의 대상으로서 물질보다는 그 이미지를 소비하는 현상이 대표적인 예다. 432쪽. 2만원. (서울=연합뉴스) 이성섭 기자 le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