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작가 김영진씨와 설치작가 양만기씨가 서울 평창동 갤러리세줄에서 ''중심의 상실''전을 갖고 있다. 홍익대 학부와 대학원에서 각각 조각과 회화를 전공한 이들은 전공과 달리 김씨는 비디오작업으로,양씨는 설치작업으로 좋은 평을 얻고 있다. 김씨는 제8회 대한민국미술대전 대상,석남미술상,토탈미술상,김세중청년조각상을,양씨는 제15회 대한민국미술대전 대상,97년 국제 Fine Art공모전 대상을 받은 촉망받는 작가들이다. 물방울 비디오작업으로 잘 알려진 김씨는 이번 전시에서 건반을 이용한 신작을 내놨다. 건반을 두드리면 소리의 강약에 따라 물방울의 퍼짐이 벽면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 화면에 펼쳐진다. 우리나라 섬 지도를 바탕으로 한 화면은 물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는 뭍의 경계를 보여준다. 에어컴프레서를 이용해 소리와 진동의 파장을 물방울의 퍼짐으로 바꾸는 시뮬레이션 작업이다. 미니멀 작품이면서도 작가나 관객 모두가 의도하지 않는 시뮬레이션 자체가 실재로 드러난다는 점이 특징이다. 덕성여대 교수로 재직 중인 양씨는 영상과 첼로 작품을 통해 일상성이나 삶의 다양한 모습을 담아낸다. 첼로 10개,컴퓨터 프로그램,5.6인치 모니터 10대를 이용한 ''접촉-온도 프로젝트''는 현을 만지는 관람객들의 체온에 따라 프로그램이 달라지는 설치작품이다. 첼로의 4개 현을 건드리면 똑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등 일상적 삶의 다양한 모습들이 나타난다. 양씨는 "갈수록 획일성이 더해가는 현대사회를 비판하는 시각에서 일종의 개성살리기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30일까지.(02)391-9171 이성구 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