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의 비밀」(백산서당)은 신ㆍ구약 성서에서 기존의 교단과는 전혀 다른 근거를 찾아내, 현대 기독교의 정체가 예수의 말씀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바울교'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책에 따르면 신약성서는 절반 이상이 바울의 말과 행위를 기술하고 있으며 교회의 설교는 대부분 바울의 말을 인용하면서 이뤄지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바울의 이야기가 예수의 말씀과는 정반대의 주장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즉 예수가 당시 비판해 마지 않았던 이스라엘의 율법학자와 바리새파를 바울이 그대로 따른 바람에 예수의 핵심이 정반대로 뒤집히고 말았다는 주장이다. 때문에 해방의 하느님이 노예 옹호의 신과 왕권신수설의 신으로, 죄없는 인간이 원죄의 굴레를 쓴 인간으로, 율법의 종교에서 믿음의 종교로 탈바꿈했고 '바울교'가돼버린 기독교는 세상의 발전을 위해 한 일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책은 기독교가 오히려 압제자의 편에 서서 역사의 발전을 저해하는 짓만 골라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예제 옹호, 십자군전쟁, 마녀사냥, 왕권신수설, 식민지 쟁탈전 등 인간을 옭아매는 못된 짓만 골라 하고도 제대로 반성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책은 따라서 현재 기독교인들이 모시는 신은 하느님이 아니라 '다른 신'이며, 그래서 뒤집힌 것을 바로잡는 제2의 종교혁명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으로 글을 매듭짓고 있다. 편저자 여경모(43)씨는 최근 5년여 동안 신ㆍ구약을 연구한 결과물로 이 책을 펴냈다. 368쪽. 1만5천원. (서울=연합뉴스) 강영두 기자 k02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