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은 철저한 자기반성으로 도덕적 양심을 회복하고 동반자적 관계로 나가야 합니다" 한국해양대 학장을 지낸 손태현 박사(80)가 한.일간 문화의 뿌리를 비교연구한 "일본과 한국,그 알몸을 벗긴다"(다솜출판사)라는 책을 냈다. 이 책에는 학자로서의 끈끈한 열의가 담겨있다. 수십차례에 걸친 일본방문과 수많은 전문가들과의 토론을 거쳐 성에서 부터 음식,역사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를 알기쉽고,논리적으로 비교했다. 일본어판으로도 출판될 예정이다. 손박사는 "한국과 일본이 같은 유교문화권이지만 문화의 뿌리에 큰 차이가 있다"고 지적한다. "일본은 무(武)를 바탕으로 한 전투문화를 가진 나라로 공동체 의식과 동지애가 있고,엄격한 규율과 냉혹성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따라서 일본은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목적에 따라 합리성을 추구,근대화와 자본주의 경제에서 성공을 이뤘다는게 그의 분석이다. 그는 "일본이 인근 국가에 피해를 입히고 자만심으론 차있다"며 "일본이 부를 내세워선 안된다"고 경고한다. "한국은 문(文)을 중심으로 하고 있습니다.국난을 겪어도 면전에서는 복종하는체 하나 내심으로는 따르지 않습니다" 그는 "한국이 힘으로는 졌지만 문화적으로는 우위에 있다는 생각을 버리지않았다"고 지적했다. 손박사는 "한국은 정신적 지주였던 문의 문화마저 타락해 위기를 맞고있다"며 "문화의 뿌리를 알고 반성한뒤 새로운 협력체제와 도덕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박사는 경남 밀양출신으로 한국해양대 항해학과를 졸업한후 동아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받았다. 일본 고베대 초빙교수와 해양대 학장 등을 거쳐 현재 해양대 명예교수로 재직중이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