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상(船上) 기관수로 근무중인 화가가 부산과 서울에서 잇달아 개인전을 열어 눈길을 끌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올해로 28년째 기관실 근무를 해오고 있는 현대상선의 박진용 화백(54). 지난 7일 부산 마린센터에서 다섯번째 전시회를 마친 박 화백은 12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충정로 해양수산부 로비에서 순회전을 열 예정이다. 이번 전시회에는 그가 지난 7년 동안 배를 타면서 그린 바다 그림 44점이 전시된다. 박 화백은 고졸 학력임에도 한국현대미술대상전 서울예술대제전 등에서 수차례 입선과 특선을 했으며 전국예술문화대전에서 추천작가로 선정됐다. 1989년에는 일본 중미전에서 특별상을 받기도 했다. 그가 처음 그림을 그리게 된 것은 지난 75년 타히티섬을 방문하면서부터였다. 고갱박물관에 들른 그는 고갱의 그림에 반해 무작정 붓을 들었다. 동료 선원들의 따가운 시선 때문에 남들이 잠자는 틈을 타 몰래 습작을 했다. 그는 86년 부산 영도다리 근처에서 화실을 운영하던 이존수 화백을 만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그 해 한국현대미술대상전에서 입선을 했다. 박 화백은 지금까지 원색적이고 강렬한 바다를 소재로 한 1천여점의 그림을 그렸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