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가 조환(44.성균관대교수)씨가 9~18일 서울 팔판동 가진화랑에서 99년 월전미술상 수상 기념전을 갖는다. 서울 풍경을 자동차와 사람으로 상징해 우리 삶을 은유적으로 보여주는 "서울"시리즈를 내놓는다. 세종대 학부와 대학원에서 한국화를 전공하고 뉴욕 "아트 스튜던트 리그"에서 조소를 공부한 조 씨는 상 복이 많은 작가다. 후소회 공모전 대상(1985년)과 동아미술상 미술대전 대상(1986년)을 각각 수상했다. 그는 메마른 현대사회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에 집착해 온 작가다. 80년대와 90년대 후반까지의 작업은 소외된 인간들,주변인들의 일그러진 삶을 강한 이미지로 화폭에 담았다. 하지만 그의 최근작은 작가의 관심이 인물에 머물지 않고 우리의 삶의 터전인 서울이라는 대도시 풍경으로 옮겨온 듯 하다. 서울역 압구정동 등 복잡한 거리풍경은 물론 차만이 화면을 가득 메우고 있다. 통제와 규율,자신들이 만든 기계의 문명에 지배당한 채 살아가는 현대인의 삶을 전근대적인 매체인 붓질로 생생히 보여주는 점이 인상적이다. 작가는 자동차와 사람들로 가득찬 거리풍경을 통해 동시대의 삶을 바라보고 있다. 개체로서의 인간존재는 무의미하고 집단화된 현대인,기계의 부품처럼 주어진 틀에 종속되는 현대인의 운명을 넌지시 드러내고 있다. (02)738-35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