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영화음악의 아버지' 히사이시 조(51)의 첫 내한 독주회가 다음달 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또 영화감독이기도 한 히사이시는 '하나비' '원령공주'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 인기영화의 음악을 작곡했고 영화'콰르텟'에선 감독을 맡았다. 그의 음악에 흐르고 있는 서정성과 신비로움은 뉴에이지음악가 앙드레 가뇽을 연상시키지만 '원령공주'음악 등에서 보이는 웅장함과 비장감은 뉴에이지의 영역을 넘어서는 것으로 평가된다. 영화음악 특유의 감수성으로 인해 청중들에게 짙은 감동을 전달하는 것도 히사이시 음악의 특징으로 꼽힌다. "제 곡은 작품에 따라 폭력성과 동심 등 상극으로 나타납니다. 앞으로도 상반되는 감성들 가운데 서서 다양한 상상을 가능케 하는 음악을 만들고 싶습니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그의 영화음악들이 오케스트라용으로 편곡돼 연주된다. 1부에선 애니매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영화 '콰르텟'의 주제곡들이 연주되며 2부에선 '원령공주' '이웃집 토토로' 등의 사운드트랙을 들려준다. 여기서 히사이시는 피아노를 반주하고 재일동포 김홍재씨가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를 지휘한다. 그의 피아노 주법은 생기발랄하고 섬세하면서도 기교에 빠지지 않는 것으로 정평나 있다.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에 대해 그는 "앙상블과 달리 다이내믹한 음들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음악과 영화의 영역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양자 간에 긴밀한 관계를 구축한다. 최근 일본에서 개봉된 '콰르텟'의 경우 그가 음악투어 경험에서 얻은 영감을 영상에 녹여냈다. 그는 "지난 99년 발라네스쿠 콰르텟과 2개월간 투어하는 동안 4명의 연주자가 제각기 달라 이들을 영화화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고 밝혔다. 영화음악은 감독이 기대하는 세계관과 작품속에서 느껴지는 분위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탄생된다. 영화의 대중성으로 인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설 수 있는 공통분모가 음악에 배어 있는 것.때문에 폭넓은 연령층이 편안한 마음으로 영화음악을 받아들인다. 애니매이션 '원령공주'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일본에서 1천3백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기록을 경신한 데도 그의 음악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즈 팝 또는 클래식과 조금씩 닮아 있으면서도 어느 장르에도 속해 있지 않은,히사이시의 사운드트랙이 팬들을 매료시켰다는 분석이다. (02)598-8277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