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근화백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분을 찾습니다" 가난한 서민들의 모습을 향토색 짙은 필치로 그려내 국민화가로 일컬어지고 있는 박수근(朴壽根.1914-65)화백 선양사업을 벌이고 있는 강원도 양구군이 박화백의 그림을 가지고 있는 소장자나 독지가를 애타게 찾고 있다. 양구군은 이 지역 출신의 세계적 화가인 박화백의 작품세계 등을 조명하기 위해 사업비 21억원을 들여 26일 양구읍 정림리 박화백의 생가터에서 '박수근화백 미술관'건립 착공식을 갖고 내년 8월말까지 완공하는 등 선양사업을 본격 추진키로했다. 그러나 최근 국내경매에서 박화백의 이 근.현대 미술품 경매사상 최고가인 4억6천만원에 팔리는 등 박화백 작품의 가치가 크게 높아지면서 대기업이 운영하는 미술관들이 박화백의 그림을 사들이고 있는데다 박화백의 그림을 갖고있는 사람들도 나서지 않아 양구군은 미술관에 전시할 박화백의 유화 1점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양구군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작품은 을 그리기 위해 스케치한 연필화 2점을 박수근화백선양사업회를 통해 1천만원에 구입한 것이 유일하다. 이에 따라 양구군은 박화백의 그림을 구입하기 위해 군비 3억원을 편성, 박 화백 선양사업에 뜻을 같이 하는 사람을 찾아나서고 있으나 국내에 있는 박화백의 그림은 대기업의 미술관에서 사실상 모두 매입한 상태인데다 워낙 고가여서 그림 구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양구군은 당시 국내 미술계로부터 작품에 대한 인정을 받지 못했으나 박화백의독특한 작품세계를 알아차린 미군 등의 미술품 애호가가 미8군의 PX앞에서 박화백으로부터 그림을 구입하면서 다수의 작품이 미국으로 흘러 들어갔을 것으로 보고 당시의 미군과 관련된 사람을 찾고 있다. 양구군은 박화백의 작품을 가지고 있는 소장자를 찾을 경우 판매의사를 타진하고 구입이 어려울 경우 장기 임대 등의 방식으로 기증받을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는등 협조를 구할 방침이다. 양구군 관계자는 "미술관 착공으로 나목이나 여인 등의 모습을 독특한 방식으로담아낸 박화백을 기리기 위한 그릇은 마련됐으나 여기에 담을 작품을 구하지 못해발을 구르고 있다"면서 "가난한 시절 우리민족의 모습을 그렸던 박화백 선양사업을위해 작품 소장자나 독지가가 나서주길 학수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구=연합뉴스) 이해용기자 dmz@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