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저균 감염자 확산으로 미국 전역이 '백색테러'공포에 휩싸이고, 세계 각국에서 관련 오인신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국내 서점가에서는 인체에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소재로 한 소설에 독자의 손길이 잦아지고 있다. '바이오 테러'를 다룬 대중적 이론서가 드문 데다, 바이오 테러와 바이러스의 위험성이 소설에서 더욱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1995년 아프리카 옛 자이르(현 콩코민주공화국)에서 발생해 수많은 인명을 앗아갔던 에볼라 바이러스의 참상을 독자들은 로빈 쿡의 87년 소설 「바이러스」(열림원.1994년)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바이러스」는 로스앤젤레스를 시작으로 세인트루이스, 뉴욕, 필라델피아에서에볼라가 창궐해 미국 전역이 바이러스 공포에 빠진다는 내용. 일련의 감염이 누군가 고의로 저지른 것으로 드러나면서, 세균이 대량 살상 무기로 악용될 경우 누구도 위협으로부터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음을 경고한다. 그의 또다른 소설 「제3의 바이러스」(열림원.1998)는 갑작스럽게 출몰한 새로운 외계 바이러스의 지구 장악 음모를 다뤘다. 소설은 외계 바이러스가 전쟁과 같은인간의 파괴 본성에서 기인한 것으로 드러내면서 지구 파멸로 이어질 수 있는 인간본성의 위험성을 갈파하고 있다. 무라카미 류의 「바이러스 전쟁」(자유시대사.2000)은 바이러스에 의한 '21세기의 묵시록'. 30억 쌍의 염기 배열로 쓰인 유전 정보와 60조 개의 세포를 가진 인간이 불과 1만3천 염기인 휴거 바이러스에 의해 최후의 심판을 받게 된다는 내용. 눈과 내장이 파열되고 광우병에 걸린 소처럼 몸을 비틀면서 피를 토하고 죽음에이르는 전염병이 만연하는 일본 규슈의 한 가상도시를 배경으로 죽음 앞에 선 인간군상이 냉정하게 기술되고 있다. 교보문고 위성계 홍보팀장은 "탄저균 공포가 확산되면서 바이오 테러 관련서에 대한 고객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어 테러와 바이러스 관련서를 한데 모은 코너를 추가로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영두 기자 k02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