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 작가의 습작시절 작품은 어떤 모습일까. '내가 그 나이였을 때 시가 나를 찾아왔다'(김형영·문정희 엮음)와 '내가 그 나이였을 때 소설이 찾아왔다'(최인호·오정희 엮음,도서출판 여백)에는 유명 문인들의 '올챙이적 작품'이 담겨 있다. 이 책에 수록된 작품들은 고등학교나 대학,잡지사 주최의 각종 백일장·문학상에 입상한 것이 대부분이다. 특히 1960∼70년대 문학지망생들의 발표 무대로 각광받았던 '학원'지에 발표된 작품들이 많다. 시 부문에서는 피천득씨가 제일고보(현 경기고) 4학년 때 쓴 시 '기다림1'을 비롯 김승옥씨가 순천고 3년 때 김학길이란 필명으로 '신문예'에 발표한 시 '몸 떨리는 계절',김병익씨가 대전고 2년 때 '학원'에 낸 '정야(靜夜)' 등 60여편이 수록됐다. 소설에서는 광주일고 1학년 시절의 이청준씨가 '학원'에 발표한 '닭쌈',경복고 2년생 황석영씨의 '사상계' 등단작 '입석 부근',강원도 양양여고 3학년이던 이경자씨의 숙명여대 학보사 문예콩쿠르 입상작 '멎어버린 행진' 등이 눈길을 끈다. 수록작들은 문학사적으로 자료 가치가 있을뿐 아니라 중고생들의 습작 모델로도 활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