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맛을 드립니다" 분당에 위치한 토속한정식집 "안집(www.anjib.co.kr)"이 내세우고 있는 경영모토다. 한정식집이든 패스트푸드점이든 맛으로 승부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 그런데도 굳이 이걸 모토로 내건 이유는 정말 한국인의 입맛을 돋구는 토속적인 한정식집이 별로 없기때문이다. "대개의 한정식집은 맛보다는 모양새위주라고 할 수 있죠.이것저것 내오는 음식들의 가짓수는 많지만 정작 손이 가는 음식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우리집에서는 이런 양(量)위주에서 탈피해 손님들이 단 한끼의 식사를 하더라도 제대로 먹었다는 느낌을 주는데 주안점을 둘 계획입니다" 안집의 주인 설인 사장은 이를위해 팔도를 안돌아다니는 곳이 없다. 된장찌게에 들어가는 콩하나를 구하기 위해서 직접 강원도에도 간다. 이렇게 발품을 팔 정도니 안집의 음식이 미식가들의 발걸음을 잡아끌수밖에 없다. 맛에 주안점을 둔다고 해서 양에서 뒤진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아니 오히려 식탁에 올려지는 음식수는 일반 한정식집보다 3~4가지가 더 많다. 진하게 쑨 호박죽을 먹고나면 잣즙과 겨자가 어울린 야채샐러드가 등장한다. 이어 칼칼한 맛이 일품인 낙지볶음,쫀득쫀득하며 뒷맛이 깨끗한 장어구이가 나온다. 쇠고기의 핏물을 완전히 뺀다음 찹쌀가루에 튀겨서 얇게 만든 불고기찹쌀전은 안집의 안주인인 이희순씨가 가장 자랑하는 메뉴다. 바싹바싹 씹히는 맛이 별미다. 이밖에도 신선로 홍어회 보쌈 갈비찜 해물송이볶음등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차려진다. 웬만한 횟집 못지 않은 신선한 회도 빠지지 않는 음식이다. 특히 활어회는 안집이 자신있게 내세우는 것으로 수족관에서 갓 잡아 싱싱한 감칠맛이 그만이다. 초장에 찍어먹는 문어요리도 다른 곳에선 쉽게 구경할 수 없는 요리. 전통적인 시골초갓집 같은 외관과 1백70년이나 묵은 내부의 대청 서까래는 안집을 찾는 손님들에게 마치 어린시절 고향에 온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또 식탁에 앉으면 유리창 너머로 고풍스런 석등과 고목이 한눈에 들어와 푸근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더해준다. 안집은 일반예약도 받지만 1,2층 전체예약은 받지 않는다. 혹시라도 멀리서 안집의 별미를 찾아온 손님을 그냥 헛걸음으로 돌려보내지 않기위해서다. (031)707-7444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