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압구정동과 청담동 일대는 온갖 고급스러운 맛집으로 가득하지만 정작 자신만의 단골 음식점을 갖기란 쉽지가 않다. 워낙 규모가 크고 많은 사람들이 찾아 단골 대접받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동 사거리 근처에 있는 "살드 마티네"는 나만의 음식점으로 삼을 만한 곳이다. 그렇게 규모가 크지도 않고 편안한 분위기이며 다양한 종류의 음식이 준비돼 갈 때마다 새로운 맛을 경험할 수 있다. 이 집의 고종신 조리부장은 60여가지 요리 중 한국 사람들의 입맛에 잘 어울리는 음식으로 "크렘 타르트" "니스식 샐러드" "토종닭 레드 와인 찜" 등을 추천했다. "크렘 타르트"(8천원)는 크래커나 빵 위에 버터를 바르고 어패류.육류.치즈.달걀 등 여러 가지 풍미 있는 음식을 올려놓은 카나페와 비슷하다. "크렘 타르트" 역시 크래커 크기의 페이스트리 위에 조개 요리를 올려 놓은 것이다. 조개 요리는 직접 사온 바지락에서 살을 발라 낸 후 이것을 다진 양파,통후추 등을 넣고 볶은 후 생크림과 각종 소스 속에서 졸인다. 이렇게 만들어진 "크렘 타르트"는 고소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씹는 맛이 느껴진다. 직접 만든 페이스트리의 부드러움,각종 재료들과 하나가 된 생크림의 고소함,적당하게 볶이고 졸여진 조개살이 선사하는 씹는 맛 등을 즐길 수 있다는 것. 신선한 야채들이 하나 가득한 "니스식 샐러드"(1만3천원)는 특히 여자들이 좋아할 만하다. 새콤달콤한 맛이 신선한 야채향과 함께 입안 곳곳으로 전해져 오기 때문이다. 이 샐러드는 보통의 샐러드처럼 토마토 감자 참치 양배추 엔초비 등을 주재료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이 집에서 개발한 소스가 여지껏 맛 본 샐러드와 구별시켜준다. 키위와 레몬 맛이 느껴지는 이 소스의 조리법에 대해 묻자 고 부장은 키위와 레몬뿐만 아니라 밝힐 수 없는 다른 재료들이 첨가됐다고 설명했다. 어쨌든 이 소스는 야채에 신선함을 더하고 상큼한 맛으로 입안의 다른 잡맛을 제거해준다. 다소 비싼 "토종닭 레드 와인 찜"(2만6천원)은 꽤나 오랜 시간이 필요한 음식이다. 토종닭의 피를 뺀 후 당근과 양파 샐러리 등과 함께 레드와인에 하루 정도 숙성시킨다. 그후 레드와인과 스테이크 소스의 일종인 데미글라스 소스를 섞고 이 속에 와인에 절여진 닭을 넣은 후 알맞게 끓인다. 마치 프랑스식 삼계탕처럼 느껴지는 이 요리는 느끼한 맛이 덜 하고 고기가 무척 부드럽다. (02)3444-2673 길 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