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끼니나 때우는 음식을 만들지 않습니다. 먹는 문화에 기여한다는 자부심으로 음식을 제공합니다" 도곡동에 위치한 시골음식 전문식당 "촌집"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이같이 씌어진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여느 음식점과는 뭔가 다른 집이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바로 옆에 또 하나 눈길을 끄는 문구가 있다. "우리집은 배달하는 음식은 만들지 않습니다. 주문즉시 만들어지고 만든 즉시 드셔야 합니다" 촌집에서는 손님들이 남기고 간 잔반을 다시 내오는 법도 물론 절대 없다. 윤미순사장은 "비록 한끼 식사지만 손님들을 가족처럼 생각하고 집에서 먹는 음식처럼 정성을 다해 서비스하자는 게 촌집의 경영모토"라고 설명한다. 배달은 하지 않는다. 매상은 많이 올릴 수 있지만 대신 음식의 질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집은 서비스가 그만이지만 무엇보다 음식맛이 발길을 잡는다. 가장 경쟁력 있는 메뉴는 청국장. 윤사장의 고향(충남 연기군)에서 직접 재배한 콩을 공수해 만들었다는 청국장은 어린시절 어머님이 해 주시던 구수한 맛 그대로였다. 방부제나 화학조미료를 전혀 첨가하지 않아 뒷맛이 담백하고 깨끗하다. 촌집이라는 간판에 어울리는 그런 맛이다. 처음엔 청국장을 별로 좋아하지 않던 도곡동 인근의 벤처회사 신세대 직장인들도 이젠 촌집에서 가장 많이 찾는 메뉴가 바로 청국장이라고 윤사장은 자랑한다. 청국장은 구수한 맛도 그만이지만 혈관벽에 부착되는 콜레스테롤을 녹여 배설해주는 작용을 해 동맥경화나 고혈압등의 성인병예방에도 그만이라는 게 윤사장의 귀띔이다. 이 집에서만 구경할 수 있는 냉만두국은 현재 특허출원을 준비중이다. 지금까지 뜨거운 만두국만 맛본 기자에게 냉만두국은 마치 뜨거운 아이스크림 처럼 생소하기만 했다. 냉면국물처럼 차고 시원한 육수에 손수 빚은 만두를 넣어 만든 냉만두국은 특히 요즘처럼 덥고 입맛이 떨어질 때 그만인 음식으로 보였다. 냉면이나 냉콩국수와 달리 한 그릇만 먹어도 금방 배가 꺼지지 않고 든든함이 오래가는 것도 특징이다. 냉만두국 고유의 육수맛을 내는 데만 3개월이 걸렸다고 윤사장은 말한다. 또 손님들의 입맛을 알아보기 위해 무료시식회도 2개월이나 가졌다. 촌집은 유해식품 추방을 기치로 내건 "식생활안전 시민운동본부"가 지정한 회원제 식당 1호점이기도 하다. (02)576-6253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