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예인들의 무대 뒷이야기를 담는데 치중하면서 일종의 스타다큐 프로그램처럼 변질됐다는 비판을 받았던 KBS 2TV의 휴먼다큐프로「인간극장」(매주 월~금요일 오후 8시 50분)이 모처럼 평범한 사람들의 가슴 찡한 이야기를 들고 시청자를 찾아간다.

오는 23일부터 5부작으로 방송될 '어머니와 아들'이 그것. 일흔살에 치매에 걸려 아들 곁을 떠나지 않으려 하는 어머니와 어려운 경제적 여건 속에 그 어머니를 모시고 두부장사를 다니는 아들의 효심을 차분하게 그려낸다.

트럭을 타고 다니면서 아파트 단지와 주택가 골목에서 두부 장사를 하는 김영식씨. 그의 곁엔 언제나 그를 그림자처럼 쫓아다니는 노모가 있다. 장사하는 동안은 물론이고 친구들과의 모임이나 회식자리에도 어머니는 아들과 함께 간다. 심지어 화장실, 목욕탕까지 쫓아다니고, 잠이 드는 순간까지도 아들이 눈에 보여야 안심을 한다.

원래 김씨의 어머니는 평생 쌀장사를 하면서 아들 삼형제를 키웠으며, 병원 한번 가는 일 없이 건강했던 분. 하지만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치매는 어머니를 아이로 만들었다. 게다가 때마침 불어닥친 IMF 여파로 아들은 경제적인 파산에 이르렀고 여러 가지 어려움을 한꺼번에 겪으면서 아내도 자식도 그의 곁을 떠났다.

결국 심각한 불안 증세를 보이는 어머니를 위해 사업가 출신의 김씨가 선택한 것은 꿈에도 생각지 못한 두부 장사꾼이었다.

카메라는 수십년간을 자식들을 위해 희생했던 어머니를 위해 이제 그 보답을 시작한 아들이 두부 종을 울리며 골목을 누비는 모습을 애정어린 시선으로 잡아낸다.

이 프로그램을 연출한 양차묵PD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놓지 못하는 김영식씨의 모습을 보며, 우리세대 어머니들의 삶과 효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승현기자 vaidale@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