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원읍에 돌아가 봄 강변에 앉고 싶어/등짝을 후려치는 바람이 불고/얼어죽은 겨울이 부서져 떠내려 갈 때/검은 벼랑 마주보고/청삽사리처럼 짖고 싶어/./그대 떠난 자리가 아무리 깊어도/바닥까지 환히 들여다 보이는/도원읍에 돌아가 봄 강변에 앉고 싶어"("사랑을 잃은 후" 중) 전윤호(37) 시인은 새 시집 "순수의 시대"(하문사)에서 상실한 고향 강원도 정선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을 절절하게 그려낸다. 그의 고향은 주민 전체가 주지이고 불목하니인 곳이며 남에게 신세지지 않는 사람들이 "지들끼리" 살아가는 곳이다. 봄비라도 실하게 내릴 때면 천지가 철쭉으로 불타고 돈 먹은 심판과 피에 주린 관중도 없는 무릉도원이다. "도원역""도원가는 길""도원사(寺)" 등 일련의 시들이 그 물증이다.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