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희극배우 찰리 채플린(1889-1977)이 현악기 연주자였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그의 진짜 팬들은 이 위대한 희극배우가 영화제작자로 유명해지기 전 수많은 연주회를 가진 첼로와 바이올린의 솔로이스트였으며 이들 악기를 위한 곡들을 다수 작곡한 작곡가이기도 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번에 국내 음반사인 굿 인터내셔널이 출시한 2장의 신보 '오! 댓 첼로'와 '토마스 베크만-찰리 채플린'은 작곡가로서의 채플린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희귀 음반이다. 독일 출신의 유명 첼리스트 토마스 베크만이 연주한 이 음반에는 '오! 댓 첼로''라임라이트' '봄 노래' '봉주르 마담' '봄베이' '탱고 나타샤' '나의 노래' '아름다운 눈' '만돌린 세레나데' 등 채플린이 작곡한 첼로곡 24곡이 수록돼 있다. 이중에는 채플린의 영화에서 배경음악으로 사용된 곡들도 있고 순수하게 첼로를 위해 작곡된 것도 있다. 채플린의 곡들은 순수 클래식이라기보다는 비교적 가벼운 소품에 가까운 것들로 멜랑콜릭한 선율미가 특징이다. 베크만은 이 앨범에 실린 채플린의 곡들을 프로그램으로 러시아 전국 순회 연주를 가져 대성공을 거두는 등 채플린 음악의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정 열 기자 passi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