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는 피레네(스페인과 프랑스의 국경을이루는 산맥)부터"라는 말처럼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태양의 나라(Tierra del Sol)'스페인은 유럽과 동떨어진 세계로 인식됐다. 강렬하게 내리쬐는 태양의 남국적 풍토와 독특한 문화적 매력은 해마다 3천만명에 달하는 유럽인 관광객을 '유럽 속의 또다른 유럽' 스페인으로 불러들인다. 「돈키호테를 따라간 스페인」(성하출판)은 스페인 17개 지방의 주요 도시를 여행하면서 쓴 문화기행서이다. 문학과 미술, 풍습 등 스페인 특유의 문화적 향취가 넘쳐난다. 스페인의 심장 마드리드를 출발해 하늘과 닿아 있는 톨레도, 스페인의 흑진주 이슬라스 카나리아스(카나리아 제도), 예술로 빚은 도시 바르셀로나, 독립운동의 현장 파이스 바스코, 배를 비우고 찾아 가야 하는 갈리시아로 여정은 이어진다. 어린 시절부터 스페인에서 생활한 권은희 덕성여대 교수와 마드리드에서 유학생활을 한 윤준식 한국외대 강사가 길 안내를 맡았다. 독자들은 세르반테스, 루이스 데 공고라, 라파엘 알베르티 등 문학가와 피카소, 벨라스케스, 고야, 루벤스 등 미술가, 투우사, 플라멩코를 추는 집시를 만날 수 있다. 여행이 힘들어지면 소금에 두세 차례 절인 돼지다리를 천장에 통째 걸어놓고 조금씩 잘라먹는 '하몬'을 즐기고 그래도 힘들다면 식당에서 흔히 찾을 수 있는 소꼬리곰탕으로 몸보신할 것을 저자들은 권한다. 416쪽. 1만5천원. (서울=연합뉴스) 강영두 기자 k02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