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재해는 핵무기보다 무섭다고 한다. 날씨는 전쟁의 승패를 가르고 인류의 생존조건을 바꾸기도 한다. 상품 마케팅까지 날씨에 의해 좌우된다. 현역 공군 기상장교로 지난해 "날씨토픽"을 펴냈던 반기성씨가 이번에는 고대 페르시아 전쟁부터 현대 걸프전까지 날씨와 전쟁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전쟁과 기상"(명진출판,전2권,각권8천5백원)을 출간했다. 그는 "전쟁에서 승리하는 장군은 날씨를 아는 장군"이라는 아이젠하워의 말을 인용하며 날씨의 병참학을 알려준다. 에게해 연안의 폭풍과 마라톤 평야의 늪지는 그리스 군에 늘 승리를 안겨줬다. 2천4백년 전 알렉산더 대왕은 인도와의 전투에서 한치 앞을 분간할 수 없는 폭우를 거꾸로 이용해 불과 1천명의 손실로 2만3천명을 적군을 무찔렀다. 나폴레옹은 1796년 몽테노트 전투에서 짙은 안개를 타고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 동맹군을 몰래 포위한 뒤 단숨에 승기를 잡았다. 이 때 날씨는 젊은 나폴레옹에게 첫 승리를 가져다 준 "은인"이었지만 20년 뒤 그에게 치명적인 패배를 안겨준 워털루 전투에서는 적의 손을 들어줬다.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성공 요인도 미.영 연합군은의 정확한 기상예측이었다. 베트남의 몬순 기후는 프랑스군의 최대 적이었다. 태조 왕건과 동남풍,강감찬과 귀주대첩,임진왜란과 추위 등 우리나라의 사례도 많다. 재미있는 그림과 토막상식까지 곁들여져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