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클래식 음반업계에 가격파괴 돌풍이 불고 있다. 메이저음반사인 한국BMG는 지난달 중저가레이블인 "아르테노바" 클래식CD 6천장을 독일에서 수입,장당 4천9백원(소비자가 기준)에 모두 판매했다. 소매가 4천9백원은 시중 수입클래식 앨범가(평균 1만7천~2만원)의 3분의1도 안되는 가격이다. 한국BMG는 또 같은 기간 자체 기획한 4장짜리 편집 클래식앨범 "해피모차르트"와 "해피클래식" 등 2종을 아르테노바 레이블로 내놔 1주만에 8천장을 판매했다. 클래식앨범업계에 4장짜리 편집앨범이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가격파괴전략이 성공을 거둠에 따라 BMG측은 독일에 추가 주문을 내는 한편 편집앨범의 자체 증산에 돌입했다. BMG가 보유한 아르테노바 레이블은 유망신인 위주로 녹음돼 제작비용이 낮지만 완전 디지틀녹음으로 품질은 같은 회사의 고가레이블인 RCA에 떨어지지 않는다. 실제로 이번 발매된 2백종의 타이틀중 지휘자 데이빗 짐만의 "베토벤 교향곡" 전곡은 독일 음악전문지 "그라모폰"에 의해 우수음반으로 선정됐다. 고가와 저가의 이중 가격체제는 유럽 클래식음반 시장에서는 오래전부터 자리잡았지만 국내에선 유통시장의 취약성으로 정착되지 못했다. 그동안 메이저음반사가 한 두차례 중저가레이블 판매시스템을 도입했지만 음반유통업계가 폭리를 취하는 바람에 소비자가격을 낮추는 데는 실패했다. 그러나 한국BMG는 이번에 발매한 2백종의 앨범 표지에 "해피프라이스-4천9백원"이란 문구를 실어 유통업체들이 가격을 함부로 올려 받지 못하도록 했다. 한국BMG측은 수입앨범은 원가부담으로 수익을 거의 낼 수 없지만 연말까지 매달 3천장씩 내놓아 국내시장에서 아르테노바 레이블을 정착시킬 계획이다. 대신 편집앨범을 통해 수지를 맞춰나가겠다는 복안이다. 한국BMG의 이문경 과장은 "클래식음반업계가 고비용의 "스타시스템"만 고집한다면 결국 자멸할 것"이라며 "신인연주가의 중저가 레이블을 정착시켜 클래식저변을 넓혀야 경쟁에서 살아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