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이재룡(37)이 1930년대 최고 배우 '황철'로 TV브라운관에 복귀한다. 지난해 5월 KBS 2TV 미니시리즈 '바보같은 사랑'을 끝으로 1년여간 방송에 출연하지 않았던 이재룡은 오는 9일 첫방송되는 KBS 2TV 주말극 '동양극장'에서 주인공 '황철'역을 연기한다. 드라마 동양극장은 한국 최초의 연극 전용 극장인 '동양극장'을 배경으로 1930년대 배우들의 예술적 열정 낭만 사랑 등을 그린 드라마다. 이재룡은 "오랜만에 TV카메라 앞에 서는 데다 시대극은 처음이라 촬영초반부엔 어색했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적응됐다"며 "드라마 속에 나오는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와 같은 일제시대 연극을 그대로 재현하기보다는 시청자들이 보기에 편하도록 현대 연극처럼 연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재룡을 포함해 동양극장 제작진은 국내 모 레코드사로부터 1930년대 연극대사를 녹음한 레코드를 구해 들었다. 하지만 당시 어투가 현재 알려져 있는 것 처럼 말 끝을 올리는 심파극과는 사뭇 다르고 북한 사투리를 사용하고 있어 시청자들에게 거북하게 들릴 것 같아 현대극처럼 소화하기로 결정했다. "황철은 그 당시 '삼천리 강산에서 1백년에 한 번 나올 수 있는 연기자'로 평가받을 정도로 최고 인기배우였습니다. 하지만 그에 대한 자료들이 별로 없어 인간적인 면은 잘 알려져 있지 않아요. 단지 술을 좋아하는 호방한 성격이었다고 합니다" 당대 최고의 배우를 연기해야 되는 부담감에 대해 이재룡은 "대학교 다닐 때 14편 정도의 연극을 해봤지만 이미 10여년이 지난 일이라 크게 도움은 될 것 같지 않다"며 "모든 장면에서 최선을 다해 찍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양극장 촬영에선 감정 유지가 가장 어려워요. 시대극이다보니 한 장면을 찍어도 당시 상황을 재현할 만한 장소를 찾아다녀야 하기 때문입니다. 한번은 새벽에 서울에서 출발해 군산 태백 문경 등을 돌며 24시간 내내 촬영한 적도 있습니다" 동양극장의 힘든 촬영을 끝내도 이재룡은 당분간 편안히 쉴 수 없을 것 같다. 문화방송 창사 40주년 기념 특별 기획드라마 '상도'의 주인공 '임상옥'으로 캐스팅됐기 때문이다. 그는 "상도는 오는 8월부터 촬영에 들어가므로 당분간 동양극장에만 집중하겠다"며 "배우 황철이 인생 역정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하는 모습을 진솔하게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길 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