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이 지난 93년 2월 지금의 자리로 이전,개관한 이후 관람객이 지난 주말 2천만명을 넘어섰습니다.

문화인들만을 위한 문화가 아니라 국민들의 생활 속에 살아있는 문화를 지향한 결과라고 봅니다"

이종철 국립민속박물관장은 "민속박물관이 문화명소로 자리잡은 데에는 빠듯한 예산으로 남보다 두 곱,세 곱 일해온 직원들의 노고가 뒷받침됐다"고 말했다.

국립민속박물관의 연평균 관람객은 2백24만여명.95년 1백17만여명으로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늘어나 지난해에는 3백22만여명이 다녀갔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우리 민속을 참 좋아해요.

그동안 이곳을 찾은 외국인이 4백88만명에 이릅니다.

연평균 관람수입(1억2천만원)의 65%(7천8백만원)가 외래 관람객에 의한 것이죠"

관람객이 너무 많은데 대한 비판도 없지 않다.

4천5백여평의 현재 전시공간으로는 하루 3천명 정도 관람객을 수용하는 게 적당하다는 것.

많은 사람이 몰리다보니 소란스럽고 화장실,쓰레기 처리 등도 문제다.

하지만 이만한 규모와 내용을 갖춘 민속박물관이 없는 현실에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민속문화를 보여주려면 어쩔 수 없다는 게 이 관장의 입장이다.

대신 유아에서 전문가에 이르기까지 재미와 흥미를 느끼도록 박물관을 꾸미도록 투자와 지원을 과감히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람객은 몰리지만 국립민속박물관의 내부 사정은 어렵기만 하다.

올해 예산은 66억원에 불과하다.

직원 66명으로 연간 6∼7차례의 기획전,특별전을 여는 것은 물론 유물의 수집,보존·관리,교육 등 제반 사업을 해야 한다.

90%이상이 무료 관람객인데다 성인에게만 받는 7백원의 관람료는 별 도움이 안된다.

"특히 연간 유물구입비가 3억7천만원에 지나지 않습니다.

전시품중 자체 소장유물이 25∼30%에 불과한 실정이어서 전시회 때마다 다른 박물관이나 소장가들에게 유물 빌리는 게 가장 큰 일입니다"

지난 68년 경복궁내 수정전에 있던 ''한국민속관'' 학예사로 출발한 이 관장은 국립민속박물관의 ''산 역사''다.

관장직은 지난 86년부터 94년까지 맡은데 이어 두번째다.

정년이 3년 앞으로 다가왔지만 그는 30억∼50억원 규모의 민속박물관 발전기금 조성,소장 유물 대폭 확충,전문인력 양성 등의 야심적 계획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