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스러움을 추구하는 최근 패션 경향은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복고풍을 유행시키는가 하면 국적까지 뛰어넘어 다양한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올 여름에는 고대 그리스풍의 우아하고 여성적인 디자인이 주목을 받고 있다.

옛 그리스인들이 등장하는 영화를 보듯 우아하고 고풍스러운 실루엣들이 우아하면서도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스타일이다.

베스띠벨리 디자인실의 정소영 실장은 "그리스풍의의 의상은 기계로 주름잡은 프릴이나 플리츠보다는 한층 성숙되고 여유 있는 분위기를 풍긴다"며 "많은 여성복 업체들이 드레이프와 랩등 고대 그리스 의상에서 영감을 얻은 디테일을 선보였다"고 말했다.

그리스풍의 특징은 옷에 드레이프(Drape)가 많다는 점이다.

드레이프는 손으로 주름을 잡는 것이 아니라 천이 자연스럽게 늘어뜨려져 만들어진 주름을 말한다.

옷을 만드는 과정에서 평면재단이 아닌 입체재단으로만 자연스러운 드레이프가 만들어진다.

백화점 등 의류코너에 가면 드레이프가 가슴과 등부분에 잡혀 느슨한 물결무늬 주름이 늘어진 옷들을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다.

한겹 더 감싸 입는 랩스타일도 그리스 의상에서 힌트를 얻은 디테일이다.

올 여름에 선보이는 랩스타일은 한 장의 천을 허리에 둘러 양끝을 겹치고 단추나 벨트로 고정시키는 매우 간단한 디자인으로 변형됐다.

스커트나 원피스 등에 주로 사용되었으며 블라우스에도 대거 응용돼 여성적이고 섹시한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다.

깊게 파인 V네크라인이나 어깨나 가슴 배를 살짝 드러내는 섹시한 디자인도 그리스풍의 공통된 특징이다.

소재 역시 주름이 효과적으로 표현될 수 있는 실크와 린넨이 주를 이룬다.

그 밖에 현대적인 느낌의 메탈릭 소재와 합성섬유 등도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

그리스풍의 디자인은 몸매를 더욱 볼륨있어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다.

옆선 여밈처리된 랩블라우스를 입으면 허리가 조여지는대신 가슴이 더욱 커 보인다.

상대적으로 팔과 어깨선은 가늘게 보여 전체적으로 날씬해보인다.

블라우스의 소재가 쉬폰이나 실크 같은 유연하고 고급스러운 소재면 더욱 좋다.

랩스커트도 범용성이 높은 아이템이다.

겹쳐입기(레이어드룩)가 가능해 다양한 연출을 할 수 있다.

색이 대비되거나 같은 톤의 치마나 바지를 입고 랩스커트를 바깥에 한번 더 두르면 멋스러운 민속풍 의상이 완성된다.

드레이프성이 좋은 랩스커트는 한 여름철 썸머드레스로 활용할 수 있다.

수영복이나 핫팬츠위에 랩스커트를 걸치면 훌륭한 리조트웨어로 변신한다.

설현정 기자 sol@hankyung.com

도움말=신원 디자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