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트르성바오로수도회 소속 김순희(55.로사리아) 수녀는 요리의 달인이다.

수녀로선 드물게 지난 28년간 병원 영양사로 일해왔다.

현재의 직함은 가톨릭대 여의도 성모병원 영양과장.

김 수녀가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지식을 토대로 ''로사리아 수녀의 영양식,요리 이야기''(효성출판사,9천8백원)라는 책을 냈다.

김 수녀는 요리에 대한 생각부터가 남들과 다르다.

책 서문에서 ''음식은 창조다''라고 했다.

음식은 생명을 유지시키고 활기찬 생활을 하는 데 필수적인 것일 뿐만 아니라 시각적인 모양과 색,미각과 촉각,질감이 맛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의 요리책은 단순히 ''이런 요리는 이렇게 만든다''는 식이 아니다.

평소 환자들의 쾌유를 기원하며 음식을 만들던 정성을 고스란히 담았다.

책은 국물맛 내기,찌개 끓이기 등의 기초조리법에서부터 요리에 사용되는 17가지 기본 소스 만들기,채소·육류·생선·해물 등 재료별 특성과 90여가지 음식의 조리법 등으로 구성돼 있다.

국수와 면,영양간식,주말별미,손님초대를 위한 상차림과 메뉴짜기 등도 유용하다.

소금이나 설탕의 양을 가늠하는 방법도 재미있다.

''약간(8분의1 티스푼)''이라고 할 경우 엄지와 검지를 가볍게 쥐면 되고 ''적당량(4분의1 티스푼)''은 엄지와 검지,중지로 가볍게 쥐면 된다는 식이다.

조미료는 두서없이 사용하기보다 설탕 소금 간장 된장 식초 참기름 순으로 넣어야 제맛을 낸다고 설명한다.

재미있는 요리 이야기와 건강 이야기,조리정보와 영양상식,요리 실패담 등은 요리책 읽기에 재미를 더한다.

올해로 수도생활 34년째.

로사리아 수녀는 기도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저희들의 손끝 하나를 통해 정성껏 만들어지는 음식이 병상에서 고통받는 환자들의 회복과 그들에게 봉사하는 교직원들의 건강을 지키는 양식이 되게 하소서"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