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다3무의 도시.

중국인들은 다렌(大連)을 그렇게 부른다.

광장과 잔디, 현대적 건물이 많고 오토바이, 자전거, 교통공안이 적다는 뜻이다.

중국 북방지역의 소문난 관광.휴양도시로서의 이미지를 함축하는 말이다.

장쩌민 국가주석은 더 나아가 "북방의 진주"라며 다롄을 추켜세우기도 했다.

한국에는 그러나 관광.휴양도시란 다롄의 이미지가 뚜렷하지 않다.

중국 북방지역의 거대시장을 노린 비즈니스 거점도시란 점이 앞선다.

사실 다롄은 해외관광지로서 별난 매력을 간직한 곳은 아니다.

화려한 볼거리를 기대하는 관광객에게는 특히 그렇다.

다른 나라에서의 색다른 느낌을 여유있게 즐기려는 너그러운 여행객이 아니라면 불평이 터지기 십상인 곳이다.

골프광들은 예외다.

비행기로 한시간이면 닿을 정도로 가깝고 바다를 바라보며 무제한 라운딩을 즐길수 있는 골프장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한국인이 운영하는 골프장이다.

<> 골프 =다롄에는 금석탄(金石灘)과 다롄CC 등 두 개의 골프장이 있다.

다롄CC가 한국인이 개발.운영중인 해외골프장 1호다.

대구CC가 중국측과 7대 3의 비율로 투자, 50년간 운영하는 조건으로 만들었다.

올해로 개장 4년째다.

원래는 일본기업이 개발하려 했는데 식민지배의 상처를 안고 있는 이곳 사람들의 반대로 대구CC가 개발기회를 잡게 됐다.

골프장은 18홀(전장 6천8백m) 규모.

파3홀 4개, 파4홀 10개, 파5홀 4개다.

전체적으로 미국의 페블비치GC와 영국의 턴베리CC를 조합해 놓은 듯하다는 평이다.

아웃코스는 쉽고 인코스는 좀 까다롭다.

큰 나무가 별로 없어 시야가 좋다.

18개 전홀에서 바다(발해만)를 내려다볼 수 있다.

1,3,8,10,13,16번홀은 바다를 향해 티오프하도록 설계됐다.

4,5,11,14번홀은 해안선을 끼고 플레이할수 있는 전형적인 링크스코스.

4번홀을 제외한 나머지 링크스코스는 바다를 넘겨 페어웨이에 안착시켜야 파를 잡을수 있다.

잔디는 5개 종류를 혼합해 심었는데 다소 뻣뻣하다는 평이다.

한국식 사우나시설을 갖추었다.

식당메뉴는 다양하다.

해외에 나가면 생각나는 한국음식을 모두 맛볼수 있다.

<> 관광 =싱하이(星海)공원에 사람들이 몰린다.

책을 펼쳐 놓은 듯한 형상의 초대형 콘크리트구조물, "바다로, 미래로" 향한다는 의미로 1천쌍의 족적을 하나씩 오석에 담아 길게 깔아놓은 조형물 등이 해안경관과 어울린다.

싱하이공원에서 라오후탄(老虎灘)공원까지의 해안도로 드라이브도 괜찮다.

시내의 재래시장에서는 중국의 보통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거리 곳곳에 걸린 "한국복장"이란 간판에서는 한국풍을 느낄수 있다.

제정러시아의 조차지였다가 일제에 강점당했던 곳이어서인지 러시아풍 건물이 많이 남아 있다.

일본거리는 관광자원화할 목적으로 다시 꾸며지고 있다.

다롄에서 버스로 40분거리에 있는 뤼순(旅順)의 감옥은 의미있다.

하얼빈역에서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잡혀 32세의 나이로 죽음을 맞을 때까지 5개월여동안 이곳에 수감되었던 안중근의사의 얼을 느낄수 있다.

뤼순은 군사적 이유로 외국인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지만 다롄시에서 개방을 추진, 조만간 누구나 가볼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롄(중국)=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