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초.

데이트후 남자는 여자를 택시에 태워 보낸다.

기사에게 멋지게 당부한다.

"집앞까지 잘 부탁드립니다"

열애기.

데이트는 여자네 집 대문 앞까지 이어진다.

"이제 그만 들어가" "조금만 더..." 따위의 "닭살 돋는" 대화가 오가는 때가 바로 이때다.

과도기.

"석별"의 정을 나누는 시간이 점점 짧아진다.

남자가 "혼자 갈 수 있지?"라고 묻는 빈도가 점점 높아진다.

권태기.

여러 말이 필요없다.

"가라. 난 건너가서 탄다"

말기.

"택시! 남자 한 명!"

"연인들이 변해가는 5단계"라는 유머다.

웃고 넘길 우스갯소리지만 꽤나 날카롭다.

남녀간 사랑에 유효기간이 있다는 진리를 꿰뚫고 있으니 말이다.

뒤집어보면 이런 메시지도 읽힌다.

"대저 열애기에 후회없이 사랑할지어다"

한창 열애 중인, 어느 노래가사처럼 "집앞에서 서로를 들여보내기가 힘겨워질" 무렵의 연인들이라면 정동에 있는 영화관 "스타식스 정동"의 심야영화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해볼 만하다.

연인석에 붙어 앉아 밤을 꼴딱 함께 보낼 수 있다.

3백65일 매일밤 11시50분부터 새벽 6시 정도까지 최신 개봉영화 3편을 묶어 상영한다.

관람료는 1만4천원.

영화관 홈페이지(www.starsix.co.kr) 등에서 내려받을 수 있는 할인쿠폰을 이용하면 1만원이다.

금.토요일에는 전 좌석이 매진되기 일쑤라는 스타식스측 관계자의 귀띔.

주변 정동에는 근사한 곳들이 많아 오후부터 시간 보내기도 좋다.

덕수궁 돌담길이나 배재공원을 중심으로 한 산책로도 근사하다.

조선 태조 이성계의 집인 경희궁도 한적해서 거닐기 그만이다.

바로 옆 정동극장에서도 주말엔 상설공연이 있고 인근 경희궁 옛터에 자리잡은 서울시립미술관내 6백년 기념관에서는 서울미술대전이 열리고 있다.

지하철 1호선, 2호선 시청역 하차.

좌석버스 752 720 757 72번, 일반버스 131 134 542 302 30번 경향신문 앞 하차.

(02)733-0331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