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작가 이월하(55)의 소설 "강희대제"(한미화 옮김,출판시대,전12권,각7천5백원)가 완간됐다.

천하를 다스리는 제왕학의 교본이자 글로벌 체제의 현대 경영학 교과서로 꼽을 만한 역작이다.

이 소설은 청나라 4대 황제인 강희대제(1654~1722)의 성업과 통치철학을 그린 작품이다.

중국의 영자신문 "차이나 데일리"는 질과 양에서 "4대 기서"에 버금가는 작품이라고 극찬했다.

강희대제는 여덟살에 등극해 61년간 대제국을 통치한 인물.

너무 어린 나이에 제위에 올랐기 때문에 제왕의 자리에 앉은 뒤에 제왕학을 공부한 독특한 케이스다.

그는 한족 출신의 대 유학자들에게 주자학을 익히고 예수회 신부에게 수학과 자연과학을 배우면서 문무 양쪽의 위업을 세웠다.

그의 문화부문 업적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은 "강희자전"이다.

당나라 시를 집대성한 "전당시"9백권과 시인.지식인의 필독서 "패문운부"1백6권도 그가 편찬했다.

국가경영 스타일은 점진적인 개혁형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 중국 지도자들이 좌우명으로 삼는다는 "계급용인"은 그가 천하를 평정한 기본 이념이었다.

그를 보좌하는 네명의 보정대신 가운데 오배라는 자가 권력을 독점하고 횡포를 부릴 때 그는 조급해하지 않고 인내심을 키웠다.

그는 왕권강화 등 내부안정을 이룬 뒤 거란을 정벌하고 대만을 흡수했으며 티벳까지 복속시켜 중국 역사상 가장 넓은 통일제국을 건설했다.

하지만 그에게도 남다른 아픔이 있었다.

서른다섯명의 아들 가운데 황태자인 둘째아들이 신통찮았기 때문이다.

간신배까지 몰려들자 고민끝에 그는 결국 황태자를 폐위시키고 말았다.

작가 이월하는 1945년 산서성 태생으로 40대에야 이름을 얻은 늦깎이 작가.

중국 최고권위의 마오둔 문학상을 받았으며 미국에서 "올해의 아시아 작가"로 뽑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