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인들의 쿠데타인가,제목소리 내기인가''

김용진(金溶鎭·62) 한양대 국악과 교수가 음악협회 이사장 선거에 단독출마하자 음악계가 시끄럽다.

겉으론 단독출마이지만 양악계 후보가 나오지 못하도록 김 교수가 비신사적 행위를 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김 교수는 이사장 후보등록 한달전인 지난해 12월에 1천1백명의 지지자들을 갑작스레 회원으로 가입시켰다.

이전까지 협회에 회비를 납부해 투표권을 가진 회원은 6백명 정도.

이들 대부분은 양악전공자였다.

그런데 두배나 되는 국악인들이 투표권을 갖는 회원으로 가입하자 양악인들은 후보를 내세울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것이다.

양악인들은 국악인들의 이같은 행태를 ''쿠데타''에 비유하며 김 교수의 도덕성을 문제삼고 나섰다.

현실적으로 국악인 출신이 음악협회를 제대로 운영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현 협회이사이자 음악평론가인 한상우씨는 "국악인이 이사장이 못되란 법은 없다"면서도 "그동안 양악중심으로 사업해 온 음악협회를 국악인 출신이 어떻게 이끌고 나갈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악인들은 이제야 협회가 제모습을 찾게 됐다며 양악계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국악인들은 "국악계에서 이사장직을 맡아야 양쪽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항변한다.

이들은 또 양악인으로서 현재 이사장을 맡고 있는 김용진(金容振)씨가 중임을 하고자하는 욕심에서 양·국악인간 갈등구조를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결국 김 교수의 출마를 부추겼다는 얘기다.

오는 31일 협회 총회에서 별다른 돌출변수가 없는 한 단독출마한 김 교수의 이사장 당선은 확정적이다.

이제 협회는 처음으로 국악인을 사령탑으로 맞게 된다.

예전처럼 양·국악인이 서로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그런 협회로 다시 태어나길 바란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