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작가 알라이(阿來)의 장편 ''티베트의 고독''(아라크네)이 번역됐다.

티베트 소설가의 작품이 국내에 번역되기는 이번이 처음.

알라이는 1959년 티베트에서 태어나 1980년대 이후 중국어로 작품을 발표했다.

티베트와 중국의 접경지대를 배경으로 하는 이 소설은 티베트의 풍속과 역사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주인공 ''나''는 ''투스''(족장)의 아들이다.

약간 모자란 탓에 항상 바보 취급당하지만 덕분에 암살당하지 않고 어른으로 성장한다.

때는 20세기 초엽.

''나''의 부족 매치 투스는 왕뻐 투스와 경쟁관계다.

매치 투스의 군인 하나가 왕뻐 투스로 투항하자 매치 투스는 중국 한족의 도움을 받아 왕뻐 투스를 제압한다.

한족은 매치 투스에 양귀비 씨앗을 건넨다.

매치 투스는 양귀비를 재배, 막대한 부를 쌓는다.

주변 부족들이 매치 투스에 양귀비 씨앗을 나눠 달라고 하지만 매치 투스는 거절한다.

어느날 ''나''는 순찰나갔다가 왕뻐 투스 지역에서 양귀비를 발견하고 깜짝 놀란다.

왕뻐 투스 전사들이 죽으면 시체가 고향으로 돌아갈 것을 알고 귓속에 씨앗을 숨겼던 것이다.

장편 ''티베트의 고독''은 ''바보'' 같은 현자를 통해 티베트 현대사를 실감나게 그려낸다.

한승원씨는 "설산화 꽃향을 간직한 작품"이라며 "티베트의 아픈 현실이 고도의 문학적 장치를 통해 상징화됐다"고 평했다.

윤승아 기자 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