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만식 어휘 사전 1장 ㄱ,가다구니하다:일을 알뜰하게 처리하다.

''작년에 무덤을 묻고 손에 묻은 흙은 씻는 둥 마는 둥 살림을 가다구니하여 서울로 올라갔다''(패배자의 무덤 중)

국어사전만으로 해독이 안되는 작가들이 있다.

김유정 김소월 이효석 현진건….

백릉 채만식(1902∼1950)은 외국인의 한국문학 이해에 시금석 역할을 할 만큼 토속적인 어휘로 이뤄진 문학세계를 갖고 있다.

주요작품에서 추려낸 단어 중 국어사전에 없는 것이 1천6백개.

그 중 순우리말이 4백개다.

백릉 채만식 서거 50주년 기념 심포지엄이 오는 28일 서울 안암동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열린다.

민족문학작가회의(이사장 이문구)와 대산문화재단이 공동주최하는 이번 행사에는 문학평론가 서영채 우찬제 신승엽,소설가 한창훈 성석제 등이 참가한다.

사에사 도시카쓰(三枝壽勝) 도쿄외국어대 한국문학 교수가 ''채만식 문학에서 배운 것'',송하춘 고려대 교수가 ''소설가의 눈으로 본 채만식'',황국명 인제대 교수가 ''채만식문학의 재음미'',김재석 경북대 교수가 ''채만식의 희곡 혹은 공연을 향한 열정''을 발표한다.

단편 ''레디메이드 인생'',장편 ''탁류''''태평천하''로 유명한 채만식은 식민지 현실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풍자작가다.

1924년 등단,유진오 이효석과 함께 사회주의적 이상을 공유하는 ''동반자작가''로 활동했다.

대표작 레디메이드 인생은 고등교육을 받고도 직업을 ''동냥''하는 식민지 인텔리를 ''초상집 주인 없는 개''에 비유한 작품이다.

주인공 ''나''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학교대신 공장에 집어넣으며 ''레디메이드인생이 겨우 임자를 만나 팔렸다''고 말한다.

투철한 역사의식을 지닌 채만식은 1970년대 문학평론가 김현에 의해 횡보 염상섭에 버금가는 소설가로 평가됐다.

윤승아 기자 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