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은 곧 연극이다.

휴머니즘이나 실존문제,자기 정체성 확인,존재의 이유 등을 가장 극적으로 드러내기 때문이다"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중국 극작가 가오싱젠(60)은 자신의 문학이 연극에서 가장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18일 오후 9시(한국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초대돼 기자회견을 갖고 "내 문학적 주제는 부조리에 관한 것이며 특히 중국의 테러 공포 등 어두운 상황으로부터 얻은 체험을 매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차이나풍 검정색 폴라 셔츠에 짙은 회색 상의를 걸친 그는 약 1시간동안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시종 진지하고 겸손한 자세로 자신의 문학과 세계관에 대해 얘기했다.

격변기에 창작품이 불에 태워지고 시골로 쫓겨나기까지 했던 그는 "문화대혁명은 그야말로 대악몽"이었다며 "중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또 "문학의 역할중 하나는 이데올로기를 끊임없이 건드리고 그것을 극복하거나 초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1988년 프랑스로 망명한 뒤 폴란드에서 친구(작가)들과 많은 공감을 가졌던 것도 공산화와 민주화 과정에서 닮은 점이 많았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노벨상 수상 소감에 관해서는 "한마디로 기적"이라면서 그러나 "노벨상을 위해 글을 쓰지는 않았으며 단지 고독한 작업끝에 주어진 기적일 뿐"이라고 겸손해 했다그러나 그는 현대 중국의 변화에 관한 질문에는 대단한 자부심을 표출하며 "중국은 모든 것(La Chine est Tout)"이라고 대답했다.

프랑크푸르트=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