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석학들이 참석하는 2000년 서울 국제문학포럼이 26일부터 3일간 서울 세종문화회관 컨벤션센터 컨퍼런스홀에서 열린다.

대산문화재단(이사장 신창재)이 주최하는 이번 행사에는 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알바니아 소설가 이스마일 카다레,노벨문학상 수상자 월레 소잉카,일본 문학평론가 가라타니 고진 등이 참석한다.

한국에서는 김우창 대회조직위원장 등 60여명의 학자가 토론 및 발제자로 나선다.

''경계를 넘어 글쓰기-다문화 세계속에서의 문학''을 주제로 하는 이번 행사의 주요 발제문을 요약 소개한다.

(02)721-3202

윤승아 기자 a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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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작품을 정전(canon)으로 하는 일은 그 텍스트를 전거점으로 하나의 문화를 만드는 작업이다.

정전화는 동시에 배제되는 또 하나의 정전,들리지도 않고 보이지도 않는 정전을 만들어내게 마련이다.

배제된 정전은 흔히 다른 문화권에 속한다.

배제된 정전에 쉬이 굴복하는 사회는 지적으로 허약한 사회다.

세계 어느 호텔에 들어가든 침대 옆에서 성경과 코란,우파니샤드를 발견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그리하여 모든 방문객들의 호기심이 자극될 수 있게 되기를,존재하는지도 몰랐던 낯선 경전들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길 희망한다.

우리는 종교,이념,정치의 속박을 진정으로 털어버렸다고 자부할 수가 없다.

샐먼 루시디는 여전히 죽음의 위험에 처해 있고 이집트의 노벨상 수상자인 나집 마흐푸즈는 자객들에게 살해될 뻔했다.

그의 죄는 무엇일까.

문학의 여신에게 충성을 보인 죄밖에 없다.

여신의 자율적 영역은 모든 경계를 초월하여 존재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