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의 품질이 교육의 질을 좌우합니다.

좋은 교과서와 합리적 시스템에 국가의 미래가 달려 있죠.

전자서적과 디지털수업 모델 개발에 힘을 쏟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황태랑(57) 대한교과서 사장은 교육·출판계의 ''뚝심 벤처''로 불린다.

뚝심이란 정부 수립과 동시에 출범한 대한교과서의 출판 외길을 두고 하는 말.

벤처란 끊임없이 변신하려는 젊은 감각 때문에 붙은 별명이다.

황 사장은 지난 98년 공기업 민영화 1호인 국정교과서 인수 이후 전자서적 개발과 인터넷 미래학교 개설,아동물 단행본 출판 등 문화산업 전반에 걸쳐 정력적인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국내 최고 권위와 전통을 자랑하는 월간 ''현대문학'' 역시 한번도 거르지 않고 발행해 왔다.

이 또한 그의 각별한 문화 벤처정신에 힘입은 것이다.

올들어서는 차세대 전자교과서와 참고서 등 전자책(e-book)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모바일솔루션,LG텔레콤과 손잡고 인터넷 교육시스템을 갖춘 에듀이북스를 설립했다.

다음달에는 첨단수업 모델을 적용한 미래학교(Future School)를 시범운영할 예정이다.

아동물 출판도 시작했다.

지난 2월 사업본부를 발족해 유아 및 아동용 읽기·학습·교양서적 개발에 착수,7월부터 아이세움(i·seum)이라는 브랜드로 책을 선보이고 있다.

앞으로는 통일대비 교육체계 개발에도 힘을 기울일 예정이다.

남북한 교육과정을 비교분석해 통일시대에 부응하는 교과서 모형을 개발하는 것이다.

그는 "6·25때 인쇄시설을 부산으로 옮겨 전시교재를 발행할 때에 비하면 지금의 매체환경 변화는 오히려 좋은 자극제"라며 교육·출판보국의 경쟁력이 21세기를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정교과서 인수를 통해 전문화및 대형화로 시너지효과를 높이고 가격인상요인을 흡수한 것도 이같은 철학에 따른 것이다.

경영혁신을 거듭한 결과 대한교과서의 매출 규모는 98년 6백36억원에서 올해 1천43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부채비율은 4백%에서 1백50%로 낮아졌다.

교육부의 7차 교육과정 개편에 따라 교과서 내용에도 혁신이 뒤따랐다.

디지털 시대에 맞는 서체 개발과 일러스트레이션 활용,학년별 특성과 조화를 최우선으로 한 비주얼 편집에 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 최근의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92.5%의 응답자로부터 우수·양호 평가를 받았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