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속에서 수상스키를 신는다.

눈위에서 신을때 보다 몸을 가누기가 어렵다.

가까스로 수상스키를 착용하고 기마자세를 취한다.

그리고 상체를 약간 세우며 보트가 끌어주는 줄을 잡고 딸려간다.

15m쯤 지났을까.

줄이 느슨해 지는 것 같아 반사적으로 줄을 당긴다.

순간 시퍼런 수면위에 얼굴을 박고 물속으로 뒹군다.

목에 물이 넘어오며 정신이 잠시 아찔해진다.

하지만 구명조끼를 입었기에 이내 수면위로 떠오른다.

"수상스포츠의 꽃"이라는 수상스키는 처음 배우기가 이처럼 쉽지 않다.

하지만 하루종일 몇 차례 시도를 하고 요령을 터득하면 마침내 일어서 질주할 수 있다.

물살을 치고 시속 60km의 속도로 나아가는 순간, 그 스릴과 쾌감은 형언할 수 없다.

물보라는 등짝을 때리며 강물과 계곡이 시야에 한눈에 들어온다.

보트의 모터소리가 요란하지만 그 소리는 정적의 산하에 이내 파묻히고 만다.

물위에 있지만 온몸은 땀으로 흥건히 젖는다.

하체근육을 단련하고 전신운동을 하기 때문.

10분만 수상스키를 즐기고 나면 팔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다.

짧은 시간에 운동효과가 매우 크다.

물위를 질주할때 일어나는 물보라가 맛사지효과를 내기 때문에 여성들에게도 인기다.

균형감각을 발달시켜 주기도 한다.

수상스키는 모터보트에 의해 움직이기에 스스로 방향조절을 할 수 없다는게 "눈스키"와 다르다.

반드시 모터보트와 견인해 주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점도 차별화된다.

수상스키는 첫날 훈련에서 일어설 수 있지만 제대로 타려면 몇달 간 수련이 필요하다.

초심자들은 우선 준비체조와 장비숙지 등 지상훈련을 거쳐야 한다.

그 다음엔 모터보트옆의 철봉을 잡고 수상 적응훈련을 받은 뒤 줄을 잡고 물위로 나선다.

출발때는 쪼그리고 앉은 자세에서 서서히 일어난다.

초심자가 물위에 처음 뜨면 겁이 나니까 줄을 당기게 된다.

이럴 경우 영락없는 "물텀벙"이다.

순간적으로 발이 앞으로 나가면서 중심을 잃는 것.

때문에 수상스키를 즐길때는 팔을 굽혀선 안되며 허리를 곧게 편채 태권도의 기마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자세는 낮춰야 안전하며 시선은 전방을 응시해야 한다.

정지할땐 스키 손잡이를 놓으면서 팔을 옆으로 들어 균형을 유지하며 물속으로 들어간다.

일반인이 주로 사용하는 수상스키는 더블스키와 슬라롬스키다.

더블스키는 1백70~1백80cm 길이로 양발에 신는 것으로 중심부에 발을 고정시키는 바인더가 장착돼 있다.

목재나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초보자에겐 목재가 좋다.

슬라롬스키는 쉽게 말해 외발스키다.

더블스키를 보통 반년정도 타 익숙해진 후에나 탈 수 있다.

스스로 제동을 하며 물을 가르고 나아가 수상스키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스키다.

보트와 스키어를 연결시켜 주는 로프, 라이프재킷(구명조끼), 수상스키복, 장갑 등도 필요하다.

하지만 가끔 즐기는 일반인들은 레저단체와 수상스키영업장에서 대여하는게 경제적이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