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소설가로 20세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도스토예프스키의 전집 25권(열린책들)이 나왔다.

원고지 4만8천장 분량.

1933년 첫 번역 이후 일본어및 영어판 중역이 주류를 이뤘으나 이번 전집은 러시아어 완역이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영향력은 실로 막강하다.

카프카,토마스 만,프루스트,지드,카뮈,헤세,사르트르,포크너...

도스토예프스키의 영향을 받지 않은 현대작가는 거의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찍이 니체는 "도스토예프스키를 발견한 것은 큰 행운"이라고 했고 지드는 "입센,톨스토이,니체와 견줄 사람은 도스토예프스키뿐"이라고 했다.

"문학의 한계를 뛰어넘은 가장 위대한 작가"(스테판 츠바이크),"시대의 정신적 지배자"(후고 폰 호프만스탈),"십자가에 못박힌 위대한 익살꾼"(토마스 만)이란 찬사도 있다.

20세기 뛰어난 평론가인 게오르그 루카치는 "18세기 괴테의 베르테르가 유럽에 미친 영향은 19세기 도스토예프스키의 라스콜리니코프와 맞먹는다"고 했다.

카뮈는 "시지푸스의 신화"에서 "악령"의 주인공 키릴로프를 분석,부조리 철학을 정립했다.

도스토예프스키는 그러나 당대에는 제대로 이해받지 못했다.

처녀작 "가난한 사람들"로 "새로운 고골리가 나타났다"는 극찬을 받았으나 투르게네프 등에게 따돌림당하다 사회주의 그룹에 가담,시베리아로 유형을 갔다.

이후 그의 모든 작품은 오로지 돈을 위해 쓰여졌다.

작품료를 선납받고 속기사를 둔채 정신없이 써내려간 것이 "죄와벌""백치""악령""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등 도스토예프스키 4부작이다.

그의 작품은 개념상 비극적이고 의미상 철학적이다.

"인간영혼의 투시자"란 평가가 거기서 나왔다.

이번 전집에는 지하생활자의 수기 등 전작품이 망라됐다.

출판사측은 도스토예프스키에 관한 국내 문인의 글을 모아 "나의 사상은 도스토예프스키로부터 나왔다"를 7월 발간할 예정이다.

윤승아 기자 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