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제부터 새로 하자.e북이 책인가.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e북을 책이라고 우기는 것은 책에 대한 모독이다.

e북으로 돈벌려는 자들의 오만이다"

도전적인 선언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한국출판문화연구소장 한기호의 "디지털과 종이책의 행복한 만남"(창해.1만 5천원)이다.

저자는 출판동네 소식에 정통한 마케팅전문가.

창작과 비평사에서 15년간 영업을 담당했다.

한씨가 분연히 떨쳐일어난 것은 스스로를 비하시키며 정보통신업자들의 주구노릇을 하는 일부 출판업자 때문이다.

그중 하나는 2005년까지 e북이 시장의 70%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한씨의 입장은 반대다.

만지고 느낄수 있는 종이책의 장점이 부각될 것이기 때문이다.

시대는 하이테크에서 하이터치로 간다.

해상도가 높아지지 않는 한 e북은 눈의 피로만 가중시킬 것이다.

저자는 오프라인을 부실기업 취급하는 작금의 세태는 변화돼야 한다고 역설한다.

온.오프의 이분법을 탈피,양자를 결합해야한다는 주장이다.

무엇보다 움직이는 것이 움직이지 않는 것보다 우월하다는 사고방식을 바꿔야한다.

이는 곧 철학의 문제다.

운동을 물체의 본질로 보느냐 마느냐다.

이제 더 빨리 더 많이 아는 것은 의미가 없다.

컴퓨터를 능가할수는 없는 탓이다.

메가 히트작을 쏟아내는 매스 마케팅 시대도 갔다.

주문형비디오(VOD)처럼 원하는 텍스트를 인쇄할 수 있는 POD(print-on-demand)가 주류를 이룰 전망이다.

< 윤승아 기자 ah@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