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듯이 보일듯이 보이지 않~는 따옥따옥 따옥소리 처량한 소~리"

동요에도 등장할만큼 친숙했던 새 따오기는 1974년 목격된 한마리를 마지막으로 정말 보이지 않게 됐다.

한국이 원산지인 원앙이사촌도 1910년대 완전히 대가 끊겼다.

전세계적으로 1600년 이후 확인된 절멸생물종만 7백26종.

절멸직전의 동물이 5천종을 넘는다.

"원흉"은 죄다 인간이다.

문명의 질주와 함께 이뤄진 무차별적인 생태계 파괴는 이제 인류생존에도 심각한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지구에서 사라진 동물들"(NHK 프로젝트팀 저,한상훈 역,도서출판 도요새,6천8백원)은 95년 4월부터 1년동안 NHK 위성방송에서 방영한 다큐멘터리 "20세기 생물의 묵시록"을 엮은 책이다.

20세기에 멸종된 동물 1백여종의 이야기를 다룬 이 다큐멘터리는 일본은 물론 영국 독일 등 세계 각국에 방송돼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책은 백수의 왕 사자중에서도 제일 늠름한 체격과 위용을 자랑했던 바바리사자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로마 야외경기장에서 검투사들과 일전을 벌이거나 기독교인들을 대중앞에서 사자밥으로 내주는 "피의 축전"에 등장했던 사자가 바로 바바리사자다.

아프리카 북부에 주로 서식하던 이들은 20세기 사냥꾼들의 남획으로 혈통이 끊어졌다.

아름다운 뿔 때문에 희생된 배드랜드 큰뿔산양,모피코트로만 남아있는 애리조나 재규어,미식가들의 욕구에 씨가 마른 괌 과일박쥐,황실의 애완동물이라며 러시아 혁명군에 참살된 코카서스 바이슨처럼 인간의 이기적 욕심에 의해 지구상에서 자취를 감춘 동물들의 운명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아울러 그 비극은 21세기를 맞은 인류에 경종을 울린다.

김혜수 기자 dearsoo@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