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구석 집안 청소를 하다보면 결코 큰 집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어정쩡하게 남아 있는 공간을 발견하게 된다.

흔히 현관에서 거실로 이어지는 곳과 거실과 주방 사이가 그렇다.

또 집 크기에 비해 유난히 넓은 거실이나 침실에도 공간이 있다.

벽을 치자니 답답하고 그대로 놔두자니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인테리어 전문가들은 "키 낮은 벽과 소가구를 알맞게 배치하면 공간의 쓰임새가 높아진다"고 조언한다.

낮은 서랍장과 블라인드나 천으로 만든 벽 등을 적절히 활용하면 침실과 서재가 공존할 수도 있고 다용도실 옆에 멋진 티 룸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효과적인 가벽 설치는 수납공간도 늘리고 보다 어수선한 빈 공간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또 가구 배치와 가벽 장식에 따라 색다른 분위기도 낼 수 있다.

장롱은 꼭 벽에 붙여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하면 공간이 한결 넓어진다.

<> 거실 자투리공간 활용 아이디어 =현관에서 거실로 이어지는 곳은 신발이 놓여 있어 지저분해 보이기 쉬운 장소다.

집안에 들어서자마자 소파의 뒷면이 보이도록 배치한 다음 소파보다 키 작은 소가구를 놓아 거실과 현관을 구분한다.

소가구는 외출할 때 옷매무새를 가다듬는 콘솔로 활용한다.

소파 뒤에 어른 허리 정도 높이의 가벽 2개를 세워 선반을 만들어도 좋다.

여기에 평소 즐기는 음반과 책을 꽂아두면 유용하다.

소파배치가 자유롭지 못할 정도로 거실이 좁을 경우에는 MDF 박스를 이용해 보자.

현관과 거실 사이에 MDF 박스를 계단식으로 쌓아 놓으면 가리개 역할도 하고 수납도 할 수 있다.

이때 박스를 너무 높지 않게 쌓아야 답답하지 않다.

인테리어 전문가 이진희씨(앤틱&모던)는 "거실에 남는 공간이 3평 이상 되고 좀 더 깔끔하고 짜임새 있는 공간분리를 원한다면 열었다 젖혔다 할 수 있는 슬라이딩 도어를 달아 가벽처럼 세울 것"을 권했다.

슬라이딩 도어 안쪽에는 소파와 테이블을 놓아 거실로, 창가를 향한 바깥쪽에는 작은 책상과 의자를 놓아 주부전용 공부방같은 이색 공간을 만들 수 있다는게 그의 말이다.

슬라이딩 도어는 거실을 넓히기 위해 베란다를 트는 경우에 달아도 활용도가 높다.

<> 침실 공간 나누기 =방에 들어서자마자 침대가 보이는 구조가 싫다면 어느 정도 높이가 있는 가벽으로 공간을 구분해 보거나 천으로 만든 가벽을 세운다.

가벽 안쪽으로는 침대를 두고 문과 통하는 바깥쪽에는 간단한 티테이블을 마련해 본다.

침실 안에 있는 티테이블은 하루를 정리하는 의미있는 공간역할도 하고 부부의 친밀도도 높여준다.

방이 작아 라운드 테이블을 놓지 못하는 경우 침대 머리맡쪽에 가벽을 세운다.

침대와 문 사이에 좁은 통로가 생겨 한결 아늑하고 깨끗해 보인다.

가벽 위에는 낮은 화분 스탠드 등 간단한 소품들을 올려 놓는다.

어른방보다 어수선해지기 쉬운 아이방은 키낮은 소가구를 이용, 자는 공간과 놀이공간으로 분리해 보자.

작은 가구를 침대 매트리스와 평행으로 배치하면 훨씬 정리정돈하기 편한 방이 된다.

가구 뒷면은 메모판으로 활용하거나 아이들이 좋아하는 그림을 붙여놓는다.

<> 부엌과 다용도실 활용하기 =살림살이가 많아 주부의 손이 가장 자주 가는 곳이 바로 부엌이다.

베란다와 주방이 연결되는 구조라면 베란다에 선반을 짜 넣고 냉장고를 가벽처럼 세워 주방과 수납공간을 구분해 준다.

냉장고 옆으로 한 사람 정도 드나드는 공간만 있으면 살림 정돈은 충분하다.

바퀴달린 왜건도 좁은 주방에서 유용하게 쓰인다.

작업동선을 최대한 줄이고 왜건과 이어 식탁을 놓는다.

식사 공간과 작업 공간이 분리되어 주부가 일하기 편한 부엌이 된다.

또 주방과 거실이 이어진 구조라면 낮은 키의 수납장을 연결해 부엌입구에 벽처럼 배치해 본다.

장식장위에 허브 화분을 올려두면 한결 상큼한 주방으로 변신한다.

설현정 기자 sol@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