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그마치 2백여개의 새끼섬으로 이뤄진 완도군은 때묻지 않은 자연경관과 푸근한 인심,그리고 각종 문화유적들이 산재해 있어 사철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특히 6백74km나 되는 긴 해안선은 푸른 숲과 그림 같은 마을,기암괴석이 어우러져 아름답기 그지없다.

모처럼 완도에 왔다면 먼저 읍내에서 가까운 정도리 구계등을 찾아보자.

명승지 제3호로 지정된 구계등은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신비의 바닷가로 잘 알려져 있다.

파도가 갯돌에 부딪쳐 빗발같이 흩날리는 모습하며 수많은 갯돌들이 파도에 쓸려서 "자그르르 자그르르"내는 해조음이 맑고 청량한 느낌을 준다.

구계등이란 이름은 해변에서 바닷속까지 이어진 갯돌밭이 아홉 개의 계단을 이룬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구계등 몽돌밭으로 들어가는 길머리에는 소나무를 비롯해 감창나무 가시나무 쇠살몽 단풍나무 느티나무 등 20여종의 상록수들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해변가에는 붉디붉은 동백꽃이 담상담상 피어나 환상적인 분위기를 전해준다.

몽돌밭을 둘러보고 다시 완도읍내로 나와 북쪽으로 난 해변도로를 따라 조금 올라가면 장도가 다가선다.

"해상왕"으로 위용을 떨쳤던 장보고의 혼이 서린 곳.

완도읍내에서 장도까지는 1백80여m로 바로 코 앞이다.

밀물과 썰물이 반복돼 하루 6시간씩 두차례 걸어갈 수 있다.

사적 제308호인 청해진유적은 바로 장도를 말한다.

장도에는 현재 그 당시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고대터와 성벽,그리고 섬 정상부에는 1천년 전의 위세를 말해주듯 건물터와 조그마한 사당이 있다.

한편 완도에서 배를 타고 1시간30분쯤 가면 보길도에 닿는다.

완도의 새끼섬인 보길도는 완도의 얼굴이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낭만과 푸르름이 넘실대는 거대한 자연 공원이다.

울창한 숲,쪽빛 바다,수려한 해안절경이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느끼게 해 준다.

보길도는 문학이 흐르는 운치 있는 섬이다.

고산 윤선도의 "어부사시가"가 이곳에서 태어났다.

청별선착장에서 20여분 걸어가면 윤선도가 13년을 머물며 주옥같은 작품을 집필했던 세연정을 만난다.

아담한 연못엔 금붕어가 노닐고 주위로는 나무들이 울울하게 들어차 있다.

세연정에서 비포장길을 따라 1.5km 올라가면 개울 건너 오른편에 동천석실이 있다.

윤선도가 말년에 머물렀던 곳으로 부용동에서 가장 경치가 아름답다.

섬 동쪽 끝의 백도리 해변엔 송시열의 글씐바위가 있다.

송시열이 상소를 올린 것이 화근이 돼 제주도로 귀양가던 중 풍랑을 만나 상륙했던 곳으로 석벽에 자신의 심경을 한시로 새겨 놓았다.

< 글=김맑음(여행작가) kmur6456@ chollian.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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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는 길 ]

서울에서 완도까지는 4백54.1km.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완도행 고속버스가 7시45분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4회씩 운행한다.

7시간 소요.

광주에서 완도까지는 1백37km거리로 직행버스가 30분마다 다닌다.

2시간 30분 소요.

승용차로는 광주까지 간 다음 13번 국도로 갈아타고 나주~강진~해남을 거쳐 들어간다.

완도~구계등,장도를 연결하는 군내버스가 수시로 있다.

완도항에서 보길도까지 하루 네 번 배편이 있다.

보길도까지 차를 갖고 들어갈 수 있다.

1시간30분 소요.

청별선착장에서 예송리 해변~중리~통리해수욕장 쪽으로 가는 버스가 수시로 운행한다.